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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의 낯익은 변명 책 보관하려고 부동산 투기?…양주만 마시면 독해서 폭탄주! 공자는 “남자라면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은 읽어야 한다”고 했다. 여자는 몇 권의 책을 읽어야 하는지 말하지 않은 것은 그가 여성을 지식인 사회의 구성원에서 배제했다는 뜻이다. 그런 공자가 아직 살아서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답변을 들었다면 이런 어록을 남길 법하다. 자왈, “용호야, 그대는 싸나이 중의 싸나이로다.” 백 후보자는 그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국회의원의 추궁에 “많은 책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그는 아파트 두 채와 오피스텔 두 채, 대지 한 곳, 합이 다섯인 부동산 부자다. 그는 겨우 다섯 수레가 아니라 너끈히 집 너댓 채다. 대학교수 출신이라면 모름지기 그 정도는 돼야 하는 것이다. 권력의 주변..
아우슈비츠에도 비정규직은 없다 [미디어스 데스크] 나치식 프로파간다, ‘100만 해고설’ 안영춘 편집장 jona01@mediaus.co.kr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1919∼1987)는 1943년 반파시즘 무장투쟁에 나섰다. 말이 좋아 ‘무장투쟁’이지, 레비가 속한 조직은 전투는커녕 사격 연습 한번 변변히 못해본 채 스파이에게 속아 체포됐다. 그러나 그는 다른 조직원들과 달리 처형되지 않았다. 대신 아우슈비츠에 수용됐다. 그는 유대인이었다. 행운이 아니었다. 정치범이라는 알량한 시민권마저 박탈되고, 인종청소의 대상으로서 비인간이 된 셈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운좋은’ 극소수 수용자에 들었다. 그는 살아서 아우슈비츠 밖으로 걸어나왔다. 훗날 그는 처형되는 게 나았다고 회고했다. 평생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치열하게 기록하던 그도 끝내..
언론학자들 “언론악법 강행처리 중단하라” 미디어공공성포럼 소속 138명 성명…“자유민주주의체제 위협” 언론학자들이 집단으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강행 처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디어공공성포럼(운영위원장 강상현 연세대 교수) 소속 언론학자 138명은 6일 ‘한나라당은 언론 법안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대다수 국민들과 전문가들이 신문과 방송 겸영, 재벌 방송 허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은 여론다양성과 언론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온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여러 차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밝혀졌다”며 “한나라당이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여야 합의를 통한 법안 처리라는 국회 본연의 자세마저 외면하고 언론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것은 다수 의석에 힘입은 의회 독재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나라당..
디자이너 이명박의 ‘레트로’ 컨셉쇼 [미디어스 데스크] ‘퇴행의 전위’에 선 그의 비전략적 낙후성 안영춘 편집장 jona01@mediaus.co.kr ‘복고풍’이라는 표현은 형용모순처럼 들린다. ‘옛것으로 돌아가기’와 ‘최첨단의 유행 이끌기’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광년(光年) 단위의 거리감을 준다. 하지만 미리내를 사이에 두고 헤어져 있던 견우·직녀가 1년에 한 번씩 만나 사랑을 나누듯, 둘은 주기적으로 만나 설화 같은 현상을 빚어내고 다시 헤어진다. 만났다 헤어지기를 영원히 반복하는 그 상대적인 절대성을 복고풍은 은유하고 있다. 그리하여 복고풍은 ‘낭만적 전위’의 이미지를 획득한다. ‘패션은 돌고 돈다’는 말은 온전한 명제가 아닐 것이다. (돌고 돌기만 해서야 패션 디자이너가 뭔 필요가 있겠는가.) 둘은 회귀, 순환에 갇혀 있다기 보다..
‘네이키드 뉴스’에 비친 한국 저널리즘 스스로 옷벗는 것과 남의 옷 벗기는 것의 차이 톺아보기 가 한국에도 상륙했다. 1999년 캐나다에서 처음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해, 지금은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일본어로도 방송하고 있고, 자기네들 말로는 전세계 시청자가 1천만명에 이른다고도 한다. 앵커가 옷을 입지 않은 채 등장하거나 뉴스를 진행하면서 옷을 벗는다고 하니,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지만 호기심에 한두 번 시청할 이들은 적지 않을 것 같다. 이 포맷이 당혹스러운 건 단순히 ‘노출’ 때문만은 아니다. 자본주의에서 노출은 차고 넘친다. 당혹스러움은, 노출이 다른 곳도 아닌 저널리즘 자체에서 이뤄진다는 데서 온다. 대놓고 선정성을 표방하지 않는 한 저널리즘의 표정은 (적어도 겉으로는) 엄숙하다. 설령 선정성을 내세우는 언론이더라도 뉴스 전달자..
내가 ‘친구’를 보지 않는 이유 [주말, 그리고 말랑한 미디어] 남성의 관계이데올로기가 싫다 는 해당년도 최고의 화제작이란 표현만으론 확실히 뭔가 부족한 영화이다. 2001년 개봉당시 800만 이상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았던 불세출의 영화였다. 이후 조폭이 등장했던 모든 영화가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는 하나의 드라마적 전형이었고, 대중문화의 전범이었다. 그리고 8년여 만에 가 드라마로 돌아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오성은 김민준으로, 장동건은 현빈으로 바뀌는 세대교체(!)를 이뤘지만, 그 밖의 것들은 거의 완벽하다할 만큼 같다. 영화와 드라마가 쌍끌이가 되어 대중문화를 이끌던 시절의 빛도 많이 바래고 있다. 영화의 불황은 깊어지고, 드라마 한류는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총 제작비 75억원을 상회한..
법원 “강성철 KBS 이사 임명 무효” 신태섭 전 이사 1심 승소…정연주 전 사장 해임 효력에도 영향 지난해 7월 신태섭 당시 KBS 이사를 해임하고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보궐이사로 선임한 것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26일 신태섭 전 KBS 이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를 상대로 낸 ‘보궐이사 임명처분 무효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7월 동의대가 신 당시 이사를 교수직에서 해임하자 방통위는 “신 이사가 교수직에서 해임됨에 따라 KBS 이사 자격을 상실했다”며 곧바로 강성철 교수를 보궐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신 전 이사는 “KBS 이사직을 한다는 이유로 동의대로부터 해임돼 무효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방통위가 본인을 해임하고 보궐이사..
‘서민 대통령’ 이명박의 습관, 기억, 세뇌 "내가 가난해봐서 아는데", 가난한 건 네 탓이다 서민(庶民). 마지막 왕조가 무너진 지 100년이 지난 민주공화국에서도 이 ‘왕조의 호명’은 여전히 널리 유통되고 있고, 특히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자신’과 ‘그들’의 교집합을 도들새김 하기 위해 깊이 애호하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 갔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일성도 “친서민 정책”이었다. “내 스스로가 서민 출신 아닌가.” 그는 자신의 ‘출신 성분’을 거듭 강조했다.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당선됐고, 또 꾸준히 서민정책을 펼쳐왔지만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정부의 홍보 부족도 준열하게 질타했다. 비록 파편적 사실이지만, 그가 이른바 ‘서민 출신’인 것은 맞다. 하지만 홍보가 부족했는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부자 감세=서민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