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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법’은 현대판 순장제도다 [안영춘] 죽은자를 명분삼아 산자의 희생 부를 여론의 암흑세상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최진실의 상(喪)은 국장(國葬)급으로 손색이 없었다. 어려서 봤던 육영수나 박정희의 장례보다 여러모로 차고 넘쳤다. 케이블 TV 연예 채널은 그녀의 삼일장을 2박3일 동안 생중계했으며, 재방도 모자라 재재방까지 했다. 인터넷 연예 전문 매체에 뒤질세라, 조·중·동의 닷컴들도 경찰보다 몇발 앞선 민완(敏腕) 저널리즘의 질펀한 정수를 보여줬다. 모든 진행자들과 출연자들은 말끝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들의 진정성은, 믿을 재간이 없는 만큼 믿지 못할 재간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조사(弔詞)가 망자의 몫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몫인 것만큼은 확연해 보였다. 망자만을 위한 상장례..
정연주 전 사장 “진실과 정의는 패배하지 않을 것” 첫 공판서 혐의사실 전면 부인…“세금소송 취하는 합리적 판단”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배임혐의로 기소된 정연주 전 KBS사장에 대한 첫 공판이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정 전 사장은 모두 진술을 통해, “사장 재임 등을 위해 세금 소송을 취하해 KBS에 손해를 입혔다”는 검찰의 공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정 전 사장은 “1심에서 승소해서 세금을 다 돌려받을 수 있었다면 그걸 포기하는 바보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며“세무 소송팀의 자체 분석과 회계법인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세무 소송에서 KBS가 당장은 승소한다 하더라도 국세청이 추계과세 등의 방법으로 재부과를 할 수 있으므로 끝..
이보게, 촛불 보면 야하던가? [안영춘] ‘촛불남’을 찌질이 만든 의 찌질한 관음증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마광수 연세대 교수는 KBS 를 절대 보지 않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봉숭아학당’에 나오는 ‘마 교수’ 캐릭터가 불쾌해서라는데, 그가 불쾌해하는 이유는 (건방지게) 개그맨이 자신을 흉내내서가 아니라, 자기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흉내를 내서란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글을 좋아하지 않지만, 적어도 그의 불쾌감엔 전적으로 공감한다. 남을 흉내내서 웃음을 유발하려면 대상의 본질을 이미지화해야 하는데, 개콘 마 교수는 무늬만 베꼈을 뿐이다. 마광수 교수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파고들어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반증하는 ‘집요한’ 탐미주의자다. 혀로 핥는 듯한 ‘과정’ 자체가 본질의 한 심급을 구..
‘리먼 브러더스’ 인수 하라더니 [미디어 바로보기] 에 이번 호부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짧은 글쓰기를 하려니 쉽지가 않네요. 그나마 정기적으로 글쓰기 의무가 부과되니, 꼬박꼬박 쓰지 않을 재간이 없게 됐습니다. 이렇게라도 글을 쓸 수만 있다면 나쁘지는 않겠죠^^ 신문이나 방송이 세상 요지경 속을 속속들이 다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수용자(독자/시청자)들이 진짜 알아야 할 건 언론이 쳐놓은 장막 뒤에 숨어있을 때가 많다. 연예인 추문을 들추더라도 사적 부분만 낭자할 뿐, 정작 추문을 둘러싼 정치경제학적 배후, 권력구조를 건드리지는 않는다. 언론에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지금 한국 언론의 최대 이슈는 단연 ‘미국발 금융위기’다. 그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지속적으로 보도되긴 ..
언론이 ‘금융 쓰나미’를 팔아먹는 방법 시치미 떼기와 둔갑술로 위기의식을 상품화하다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뉴스는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그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려는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태어났다. 예컨대 ‘비바람 부는 날은 신께서 노하셔서 불벼락을 내릴 가능성이 높으니 집밖으로 나다니지 말라’ 따위가 그 원형인 셈이다. 동서고금이 하나다. 현대의 기업화된 상업 언론이 적극적으로 위기를 다루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오늘도 신문지면과 방송뉴스에는 위기의 현실이 지옥의 묵시록처럼 재현되고 또 재현된다. 하지만 상업 언론이 다루는 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다. 다만 ‘위기의식’을 ‘전시’할 따름이다. 위기의식은 물신화된 위기다. 상업 언론은 위기를 위기의식으로 상품화한다. 위기의식은 수용자에 의해 소비..
KBS 중견 PD들 “공영방송 사수 깃발 세우겠다” 90년 서기원 낙하산 반대투쟁 세대 성명…“초심으로 돌아갈터”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지난 17일 단행된 사원 인사와 관련해 KBS 기자협회에 이어 중견 PD 52명이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90년 4월 서기원 낙하산 반대 투쟁을 벌였던 이들 PD는 19일 ‘공영방송 사수의 깃발을 다시 세우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KBS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여느 때보다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자들이 조직의 핵심을 장악하고, 설상가상 노동조합마저 개인의 영달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 한줌도 안 되는 저들의 손에 의해 조직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며 “많은 선배들이 흘린 피와 땀의 희생으로 세운 공영방송의 가치와 제도가 또 다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오늘, 우리는 다시 초심으로..
“양심에 대한 홀로코스트이자 개그” KBS 기자협회, 사원인사 강력 반발…“철회 안하면 행동 나설 것”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KBS 기자협회(협회장 김현석)가 지난 17일 단행된 사원 인사에 대해 “양심에 대한 홀로코스트(대학살)”이라고 규정하고 “이번 인사가 철회되지 않으면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19일 성명을 내어 “(이번 인사는) 법도 원칙도 최소한의 양식과 품위도 없이 진행된 인사 폭거”라며 “날짜가 바뀌기 직전인 밤 10시 무렵 당일잘 인사를 내는 엽기성은 지금까지 사측의 행태로 보아 차라리 개그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더구나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첨병 역할을 해온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무더기로 인사 조치된 점은 현 경영진이 ‘권력 프렌들리’ 바이러..
'대통령과의 대화'와 부부싸움의 닮은꼴 [안영춘] 소통을 외면 당한 국민의 마음을 열려면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거친 대화(소통)가 외면보다는 낫다. 그러나 말이 오간다고 모두 대화는 아니다. 이를테면, “아(애)는?… 묵(먹)자… 자자… 존나(좋아)?” 경상도 싸나이의 ‘과묵함’을 찬미(또는 풍자)하는 이 우스개 안에는 ‘거칢’은 있되 ‘대화’가 없다. ‘거친 대화’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 -버럭 아내 : “지금 몇 시야? 그 잘난 핸드폰은 폼으로 들고 다니냐? 오늘은 당신이 애들 방에 가서 자.” (그동안에는 아내가 스스로 애들 방으로 옮겼다.) -납작 남편 : “한번만 살려주라. 다시는 안 그럴게. 다음부터는 늦으면 전화라도 꼭 할게.”(“앞으로 늦지 않겠다”고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술에 취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