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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은 법치를 선택한 것일까? 요즘 외부 필자 가운데 가장 글이 좋은 분이 정정훈 변호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면식이 없지만, 한국사회의 변호사 가운데 인문학적 지식과 인지가 가장 높은 글을 쓰는 분인 것 같습니다. 신문에 나온 사진으로만 보면 용모는 ‘오빠’로부터 꽤 거리가 멀지만, 생물학적 나이를 넘어설 때라야 가능한 개체 안의 ‘젊음’과 ‘성숙’의 공존과 융합이, 그의 글 안에는 조화롭게 구현되고 있습니다. 한겨레 원고료가 형편없지만, 부디 오래도록 지면을 빚내주시길…. 정정훈 / 변호사 영화 를 고질적인 직업정신(?)으로 가볍게 비틀어 보면, 영화는 법과 정의, 질서와 폭력에 대한 혼란스러운 은유로 가득하다. 영화는 법과 질서가 무너진 ‘고담’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세 주인공인 배트맨, 조커, 하비 덴트의 선택을 대립시..
PD수첩은 ‘언어 전쟁’이다 제 블로그에 들어와 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군요. 공과 사의 균형이 무너지고, 하루하루 정신없는 나날입니다. 무엇보다 글 쓸 시간이, 그럴 만한 마음의 평정을 찾을 겨를이 없습니다. 얼마 전 한 영화잡지에 발표했던 글을 올립니다. 제가 지은 집에 스스로 찾아올 기회가 많아지길, 그리하여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여유를 되찾기를 바라고, 벼릅니다. 휴~ PD수첩은 ‘언어 전쟁’이다 15년 동안 이름 석 자 뒤에 ‘기자’라는 호칭을 달고 살면서, 난 언론인이 1인분의 용량을 넘어서는 직업인이라고 생각해왔다. 나를 포함해 적지 않은 언론인들이 자신의 능력과 인격의 용량보다 큰 ‘사역’을 감당하고 산다. 비슷한 부류의 직업인으로 종교인, 교육자 등을 꼽을 만한데, 지식노동을 한다는 것 말고도 이들에겐 ..
"범죄자는 네티즌이 아니라 검찰이다" 미디어행동 '광고주 불매운동' 네티즌 석방 촉구 기자회견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언론 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과 관련해 검찰에 구속된 네티즌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미디어행동은 "온 국민의 입을 막기 위한 검찰의 협박이 도를 넘어섰다"며 "소비자 불매운동과 전혀 무관한 미국법을 들먹이며 네티즌을 죄인 취급하고 철창에 가두는 검찰이야 말로 헌법과 법률상 표현의 자유와 소비자이 권리를 부정하는 중범죄자"라고 비판했다. 또 "증거를 모두 압수해놓고도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네티즌을 구속한 것은 공권력의 심각한 남용이자 공권력의 존재근거 자체..
언론재단, 기억의 공포에서 벗어나라! 풍문에 가위눌려 고립 자초 우려…연대만이 살 길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하루하루가 ‘디데이’다. KBS 사장이 경찰의 호위를 받은 정권 파견 참주들에 의해 해임되고, 그 사장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되고, 검찰이 주역풀이 같은 기소장으로 그를 ‘파렴치범’으로 기소하던 날, 법원은 종교재판 하듯 상상의 법리로 ‘해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고, 다시 참주들은 이미 내정된 후임 사장을 놓고 공개모집하는 시늉이라도 한답시고 철없는 네티즌이나 하는 ‘번개팅’도 마다지 않고, MBC 경영진은 구성원들의 절규에 외눈감은 채, 싫다는 시청자들에게 부득부득 사과받기를 강요하고…. 언론인의 실존의 무게가 중력가속도로 자유낙하하는 나날이다. 오늘도 디데이다. 본디 재난은 예고되지 않고, 예..
검찰, 정연주 전 KBS 사장 불구속 기소 "적자면해 연임하려 1892억 날려"…정씨 쪽 "납세도 죄인가"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정연주 전 KBS 사장이 20일 세무 소송 과정에서 KBS에 1892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 전 사장이 기소됨에 따라 국세청과의 소송을 취하하고 환급금에 합의한 것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사장 변호인단은 "세금을 낸 것이 범죄가 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이날 "정 전 사장은 2005년 6월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 취소 소송 항소심을 진행하면서 회사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556억원만 환급받기로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해 회사가 실제 환급받을 수 있는 2448억원을 받지..
KBS 이사 3명, 유제천 이사장에 '항의 질의서' 회의 절차 '불법성' 조목조목 따져…"운영 편파적" 지적도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KBS 이사회의 지난 8일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 결의와 13일 후임 사장 후보 공모 결의에 대해 남윤인순·이기욱·이지영 이사가 유재천 이사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회의 절차의 불법성 등을 따졌다. 이들 이사는 공개 질의서에서 지난 8일 이사회와 관련해 △이사장을 비롯해 5인의 이사들이 전문위원과 함께 지난 7일 서울 강남 리츠칼튼 호텔에서 숙박한 자리의 성격과 내용 △KBS가 경찰난입에 의해 씻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한 데 대한 책임 △사장과 감사에게 일시, 장소, 부의안건을 통보하지 않았고, 부의안건을 심사숙고해서 의결안건을 처리하지 못하게 했으며, 사장의 의견진술권을 박탈하는 등의 규..
“정권과 경영진 덕에 싸울 이유를 알았다” [인터뷰]PD수첩 ‘광우병 쇠고기’ 편 제작한 김보슬 PD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벌써 넉 달이 지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합의하고 파안대소한 지도, 미국산 쇠고기가 절대 안전하다는 정부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지도. “벌써 그렇게 됐어요?” MBC 김보슬 PD는 “넉 달이 지났다”는 얘기에 화들짝 놀랐다. 넉 달 새 세상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넉 달 전과 넉 달 뒤는 완전한 단절이었고, 시간관념은 증발해버렸다. 어제 해임된 KBS 사장은 오늘 검찰에 체포되고, KBS 사장이 체포된 날 MBC 경영진은 PD수첩 사과방송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8월12일 저녁, 김 PD는 5년째 다닌 회사 1층 ..
KBS 사장엔 M&A 전문가가 적임? ‘공영방송 사영화-비판언론 소멸’ 각본 완성 위한 완벽 캐스팅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정연주 해임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KBS 사장을 ‘무덤’ 속으로 보내려면 대통령의 해임 재가와 검찰의 신병처리까지 아직 몇 단계 절차가 남아 있지만, 그의 ‘부활’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이명박 정권은 KBS를 장악하기 위해 법과 상식을 물리력과 궤변으로 궤멸시키는 전술로 상징적 진지를 거푸 ‘돌파’했다. 앞으로는 일사천리다. 대통령이 서명하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법과 상식의 폐허 위에서 집행하는 검찰의 ‘무법’은 그 스스로 이미 ‘합법’이다. 허물어진 상징은 고지를 지키려는 쪽에도 더는 큰 의미가 없다. 상징의 완충장치가 무너졌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