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440)
"새롭게 다시 전선으로 달려갑시다!" [인터뷰] 경찰에서 풀려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오늘 오후 6시14분, 기자의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발신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최상재. 내용은 “모두 고맙습니다. 새롭게 다시 전선으로 달려갑시다”였다. 어제 평화로운 방송장악 저지 촛불 집회 현장에서 ‘달려갔다’가 예상을 깨고 (너무 일찍) 오늘 오후 늦게 풀려난 최상재 위원장을 전화로 곧바로 인터뷰했다. 최 위원장은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오늘 밤 열릴 방송장악 저지 촛불집회에서 발언할 내용을 마련하던 중이었다. - 동작경찰서에 갇혀 있는 동안, KBS 이사 6명이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사 6명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경찰서 안에서 얘기를 들었다. 오..
'건국'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건국절' 개명 시도를 앞두고 경향신문이 돋보이는 이유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태초에 국가가 있지 않았다. 국가가 있기 전에 국민 될 사람이 먼저 있었다. ‘민주주의 공화국’이란 바로 그 사람들이 스스로 국가를 구성한 주인(민주주의)이며, 국가는 그 사람들이 스스로를 다스리기 위해 만든 협의체(공화국)임을 명시한 개념이다. 촛불집회 주제가인 는 이같은 국가의 설립 과정과 의미를 법전 밖 거리에서 새삼 상기시킨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외치는 촛불시민을 짓밟는 공권력의 행위는 미친개가 밥 주는 주인을 무는 꼴과 같다. 건국절 개명 시도, 촛불 계승으로 비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광복절’을 ‘건국절’로 개명하겠다고 한다. 그 의도가 무엇이든, 이번 기..
PD수첩 판결서 2002 월드컵을 떠올리다 예상기사 빗나가면 허위보도?…신문들 아전인수가 허위보도!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올림픽이 며칠 안 남았다고 하니 스포츠 얘기로 시작해 보자.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전 프랑스 대 세네갈 경기는 1-0, 세네갈의 승리로 끝났다. 4년 전 우승팀이자 피파 순위 1위 팀이 월드컵 첫 출전팀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개막전을 앞두고 프랑스의 낙승을 예상한 언론 보도는 ‘허위’인가? 나는 이 질문을 지금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김성곤 부장판사)에 던지고 있다. MBC 이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을 인간광우병(vCJD)으로 추정한 것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판결한 그 재판부 말이다. (재판부는 “이미 두 차례 후속보도를 내보냈으므로 정정보도 청구를 기각했을 뿐,..
방송 장악 고지 앞, 네티즌 밟고 진격? ‘비즈니스 프렌들리화’ 정책만으로도 방송 장악 가능한 정부 결국엔 네티즌과 맞닥뜨릴 것 제721호(2008. 8. 5) 특집기사 안영춘 기자 언론인 가운데 2008년 최고의 대박 스타는 정연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다. 한때 사내 노조와 맞서는 것도 벅차 보였던 그가, 지금은 개인 본위의 ‘은퇴’를 결정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상품성을 띠게 되었다. 프로그램 가운데는 단연 문화방송(MBC) ‘피디수첩’이 첫손 꼽힌다. 드리블 한두 번에 검사 5명이 전담 수비수로 달라붙을 만큼 화려한 명성을 얻었다. 그저 낙하산 불시착 하나 막으려 했을 뿐인데, 와이티엔(YTN)은, 영국 시인 바이런처럼,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져 있었다. 팬들은 와이티엔의 무명 시절을 기억하지 않는다. 낙하산 못 내렸다..
“아빠, 왜 기자가 됐어?” “아빠, 왜 기자가 됐어?” 안영춘/한겨레 생활과학부 기자 지난 일요일 밤, 산행을 다녀온 고단한 몸으로 노트북을 열었다. 월요일 아침 출고해야 할 기사가 남아 있었다. 옆에 엎드려 그림을 그리던 어린 딸이 불쑥 묻는다. “아빠, 왜 기자가 됐어?” 아이와 별반 차이가 안나는 내 눈높이 덕에, 질문의 맥락은 금세 잡힌다. 툭 하면 노트북 앞에서 밤을 새는 아비가 측은해 ‘왜 하필이면’이라는 말줄임표와 함께 물은 것이리라. “응. 아빠가 기자가 된 건 진실을 밝혀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란다. 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다.” 이런, 내가 또 무슨 짓을 했지. 아이는 다행히 고개만 갸웃할 뿐, 더는 묻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의 ‘거짓대답’은 요즘 내가 겪고 있는 기자..
방통위와 황구(黃狗)의 닮은점 '청와대→교과부→동의대→방통위→청와대'…똥의 연쇄 지난주 토요일엔 장대비가 오시더니, 이번 주말(19일)에도 새벽부터 빗줄기가 쏟아지고 계십니다. '하늘과 땅 사이 가득한 물줄기.' 제가 4년 전 시원의 감동을 주는 여름비에 시각적으로 붙여본 표현입니다. 그런데 오늘 비는 제게 미식의 기회를 포기하게 하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후에 늙은 기자 신학림이 일구시는 주말농장 텃밭에서 미디어스 식구들과 맛있는 단고기 잔치가 예약돼 있었는데, 비 때문에 취소됐거든요. 내일이 초복이더군요. 튀김닭이라도 한 마리 배달시켜 먹어야겠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식용으로 즐기는 개는 황구(黃狗)지요. 이 한자어를 우리말로 풀면 '누렁이'지만, 그 표현에는 한국사람과 황구 사이의 유구하고도 각별한 인연이 온전히 담기지 않습..
난 'PD수첩'에 절대 사과 받지 않겠다! 방통심의위 '사과방송' 결정은 시청자에 대한 폭력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17일 아침 신문을 펼쳐들고, 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9인 가운데 3인은 "이거 뭐 하는 짓이냐"며 항의 퇴장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임명한 위원 6인만 덩그마니 남아 MBC PD수첩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하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전날 심야의 소식이 실려 있었다. 15일 밤, 그리고 16일 아침, TV와 인터넷으로 PD수첩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 편을 두 번에 걸쳐 꼼꼼히 뜯어본 나로서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도 PD수첩 보고 감탄했다 고백하건대, 난 그 프로그램을 보고 감탄했다. KBS 손관수 기자가 "방송쟁이 입장에서 PD수첩..
내가 'PD수첩'을 진짜 겁내는 이유 엄격한 규범 앞에 맹훈련…최강 저널리즘 전문집단 될 수도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내가 얼어붙은 논바닥에서 썰매 지친 경험밖에 없으면서 트리플 악셀을 알고, 겨우 자치기 정도 해봤으면서 홀인원을 말할 수 있게 된 건 숫제 김연아와 박세리 덕분이다. 그러나 CJD와 vCJD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게 된 건 PD수첩 덕분이 아니다. 4월28일 PD수첩을 봤을 때만 해도 우리는 양쪽의 차이를 잘 몰랐다. 오히려 PD수첩의 어느 번역가와, 그 번역가를 집중취재해온 조·중·동 덕분에 'CJD-vCJD'의 관계가 '아프리카 코끼리-인도 코끼리'의 관계보다는 '개-고양이'의 관계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매우 '인상 깊게' 알게 됐다. 어느 번역가와, 그 번역가를 집중취재해온 조중동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