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440)
지율스님 “생명의 화두는 결코 놓을 수는 없다” [인터뷰] 79일째 단식 지율 스님…절망을 딛고 ‘초록의 공명’을 울린다 2005-01-13 새해 들어 몇몇 언론들은 “지율 스님이 ‘신변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외부와 연락도 아주 끊었다고 전했다. 80일 가까운 단식이라는 물리적 현실은 홑따옴표까지 붙은 ‘신변정리’의 기호에서 어쩔 수 없이 죽음을 읽어내게 했다. 그의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물어도 “연락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스님은 이 무심하고 야박한 세상에 마지막으로 무거운 부채의식을 안기고 그렇게 떠나려는 걸까.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는 조급함말고 달리 작정은 없었다. ‘천성산’ 홈페이지에 스님 앞으로 편지를 썼다. 꼭 뵙고 싶노라고. 두어 시간 뒤 스님이 전화를 걸어왔다. 찾아와도 좋다고 했다. 그의 선선한..
겨우 사진 연출? 초특급 ‘지면 연출’ 보여주마! 중앙일보 11일치 사회면 뒤집어보기…‘사실’의 그림자만 어룽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는 촛불이 꺼지기를 갈급하는 매체로 첫손 꼽힌다. 중앙일보의 염원만큼은 아니지만, 시나브로 촛불은 연중행사에서 주례행사로 바뀌어가고 있다. 촛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곳은 정작 중앙일보 지면이다. 거리에서 보았듯이, 촛불은 확실히 상상력을 자극하고 확장한다. 중앙일보 11일치 10면(사회면)은 ‘사실’의 저널리즘에서 멀다. 논픽션의 형식을 빌린 픽션, 요즘 따위 케이블 채널에서 유행하는 ‘상상’의 팩션에 더 가깝다. 지면은 촛불의 부정적 연상 기제들로 작동된다. 놀이동산의 유령의 집처럼. “PD수첩 왜곡보도 내부 물증 나왔다” 호들갑 ‘PD수첩 광우병프로 사내 심의서도 “사실관계 확인 ..
빗소리를 들으며, 모든 지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글 숙제가 쌓여 있어 토요일에도 사무실에 나와 앉아 있습니다. 어느덧 저녁으로 접어드는데, 숙제는 좀체 줄어들지 않는군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빗소리 듣는 걸 무척 좋아했습니다. 이런 날 포장마차나, 처마 끝에 덧댄 함석지붕 아래서 술을 마시는 게 저같은 우수마발에게는 홍복이겠으나 사무실을 나설 수 없는 제 처지만큼 창 너머 풍경이 멀어지는군요. 저 빗줄기에 떨어지는 운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전 이 계절을 능소화의 계절로 기억합니다. 능소화는 지기 전에 시들지 않는 꽃입니다. 질 때는 낱낱의 잎으로 지지 않고, 통으로, 온몸으로 집니다. 세상에 능소화가 있으니 그런 사랑도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죽을 때까지 시들지 않는 사랑, 죽음과 함께 새로운 세계로 그 사랑을 이어가는 사랑..
중앙일보 기자의 변신은 무죄? ‘사장님 힘내세요’에서 ‘사진 조작’까지…윤리불감증 ‘조직적’ 진화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는 사건의 성격을 “취재윤리 불감증이 부른 중대 실책”이라고 규정했다. 황우석 박사의 ‘인위적 실수’만큼이나 형용모순이다. 윤리 불감증을 ‘타락’이나 ‘일탈’이 아닌 ‘실책’으로 귀착시킨 것은 사건의 발생과 진행을 다른 차원으로 분리한 논리 전개의 필연적 결과다. 현장 기자는 ‘윤리적’으로 결함이 있었고, 내부는 ‘기능적’으로 부실하거나 취약했다는 것이다. 도덕적 책임은 현장 기자만 지면 된다. 신문사에는 과실의 책임만 남는다. 그래서 대책은 “사진·기사 검증시스템 강화”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유력 신문은 솔직히 공개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운다”며, 스스로를 뉴욕타임스 반열에..
미디어스 '연출사진' 공개합니다 사진 속 동료기자 못 알아봤다는 중앙일보 해명은 진실일까?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보도 사진이 적잖이 '연출'된다는 건 업계에선 상식이다. 사진 연출이 저널리즘 규범을 어겼다고 말하는 것은, 옳을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타당하지는 않다. 사진 속 인물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는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연출이다. (▶ 참조 : 중앙, 차라리 ‘인위적 실수’라고 하라) 연출을 했느냐 안 했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건 연출의 의도와 정도다. 정해진 기준이 있을 수 없으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상식적인 판단은 가능하다. 여기, 독자 여러분에게 의 연출 사진을 공개한다. 2007년 10월 8일에 올린 '사진 에세이'다.(▶참조: 올해 몇장의 음반을 사셨습니까?) 음반 가게 내부를 찍은 ..
중앙, 차라리 ‘인위적 실수’라고 하라 다른 연출과는 비교 불가…유사사례 없어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인 전달수단이라는 믿음은 믿음에서 그친다. 프레임에 담을 대상을 선정할 때부터 주관적 선택권이 개입한다. 당겨 찍을지 밀어 찍을지, 높게 올려 찍을지 낮게 내려 찍을지를 결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3차원의 움직이는 피사체를 2차원 안에 가둬 정지시키는 것 자체가 ‘있는 그대로’를 불가능하게 한다. 사진은 오히려 가장 주관적인 전달수단이다. 카메라가 어느 쪽에 서있고 어느 쪽을 향하느냐에 따라 메시지는 달라진다. 아예 뒤집어지기까지 한다. 물리력이 충돌하는 집회 현장에서 렌즈가 경찰 쪽을 향할 때와 시위대를 향할 때, 같은 프레임 안에서 선과 악은 뒤바뀐다. ..
중앙일보 사진 조작은 '조직 범죄'? 신문사 업무방식과 정황으로 추정한 사건 전말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전국 단위 조간신문은 적어도 하루에 세 번 편집회의를 한다. 아침 출근 직후, 점심 먹고 나서, 초판 신문 찍은 다음. 사안이 있으면 오전에 회의를 한 번 더 열 때도 있고, 오후에도 수시로 회의가 소집된다. 가판을 발행하던 시절에는 저녁 7시가 넘어서 배달되는 가판신문을 모아놓고 기사 맞춰보기 회의까지 했다. 여기에서 물먹은(낙종한) 기사가 나오면 담당기자가 얼굴이 벌개져서 확인취재에 들어가야 했다. 편집회의는 그날치 기사계획 집결지 편집회의에는 편집국장단과 부장급 데스크들이 고정으로 참석한다. 편집회의는 그날치 신문의 주요 의제와 보도 방향, 편집 전략 등 지면과 관련한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
청와대와 조중동만 고립된 대한민국 [5일 밤 9시] 쉰아홉번째 촛불문화제 5제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1. 시민이 만든 광장이 대통령이 만든 광장을 삼키다 쉰아홉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린 5일 오후, 서울 태평로 대한문 앞 무대차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부채살처럼 거리를 점유해 나갔다. 시민들은 청와대 방향을 등지고, 조선일보사 앞을 대각선으로 차단한 전경버스 차벽 앞까지 태평로를 가득 채우며 종심을 길게 이어갔다. 오후 6시가 되자 중고생, 농민, 종교인을 비롯해 이 나라에서 진짜 시민권을 가져 마땅한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워 광장을 만들었다. 어림잡아 20만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불도저로 만든 시청앞 서울광장은 시민들이 스스로 만든 거대한 광장의 일부로 빨려들어갔다. 2. 버스차벽 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