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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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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브러더스’ 인수 하라더니 [미디어 바로보기] 에 이번 호부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짧은 글쓰기를 하려니 쉽지가 않네요. 그나마 정기적으로 글쓰기 의무가 부과되니, 꼬박꼬박 쓰지 않을 재간이 없게 됐습니다. 이렇게라도 글을 쓸 수만 있다면 나쁘지는 않겠죠^^ 신문이나 방송이 세상 요지경 속을 속속들이 다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수용자(독자/시청자)들이 진짜 알아야 할 건 언론이 쳐놓은 장막 뒤에 숨어있을 때가 많다. 연예인 추문을 들추더라도 사적 부분만 낭자할 뿐, 정작 추문을 둘러싼 정치경제학적 배후, 권력구조를 건드리지는 않는다. 언론에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지금 한국 언론의 최대 이슈는 단연 ‘미국발 금융위기’다. 그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지속적으로 보도되긴 ..
언론이 ‘금융 쓰나미’를 팔아먹는 방법 시치미 떼기와 둔갑술로 위기의식을 상품화하다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뉴스는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그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려는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태어났다. 예컨대 ‘비바람 부는 날은 신께서 노하셔서 불벼락을 내릴 가능성이 높으니 집밖으로 나다니지 말라’ 따위가 그 원형인 셈이다. 동서고금이 하나다. 현대의 기업화된 상업 언론이 적극적으로 위기를 다루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오늘도 신문지면과 방송뉴스에는 위기의 현실이 지옥의 묵시록처럼 재현되고 또 재현된다. 하지만 상업 언론이 다루는 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다. 다만 ‘위기의식’을 ‘전시’할 따름이다. 위기의식은 물신화된 위기다. 상업 언론은 위기를 위기의식으로 상품화한다. 위기의식은 수용자에 의해 소비..
KBS 사장엔 M&A 전문가가 적임? ‘공영방송 사영화-비판언론 소멸’ 각본 완성 위한 완벽 캐스팅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정연주 해임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KBS 사장을 ‘무덤’ 속으로 보내려면 대통령의 해임 재가와 검찰의 신병처리까지 아직 몇 단계 절차가 남아 있지만, 그의 ‘부활’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이명박 정권은 KBS를 장악하기 위해 법과 상식을 물리력과 궤변으로 궤멸시키는 전술로 상징적 진지를 거푸 ‘돌파’했다. 앞으로는 일사천리다. 대통령이 서명하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법과 상식의 폐허 위에서 집행하는 검찰의 ‘무법’은 그 스스로 이미 ‘합법’이다. 허물어진 상징은 고지를 지키려는 쪽에도 더는 큰 의미가 없다. 상징의 완충장치가 무너졌으니,..
PD수첩 판결서 2002 월드컵을 떠올리다 예상기사 빗나가면 허위보도?…신문들 아전인수가 허위보도!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올림픽이 며칠 안 남았다고 하니 스포츠 얘기로 시작해 보자.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전 프랑스 대 세네갈 경기는 1-0, 세네갈의 승리로 끝났다. 4년 전 우승팀이자 피파 순위 1위 팀이 월드컵 첫 출전팀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개막전을 앞두고 프랑스의 낙승을 예상한 언론 보도는 ‘허위’인가? 나는 이 질문을 지금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김성곤 부장판사)에 던지고 있다. MBC 이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을 인간광우병(vCJD)으로 추정한 것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판결한 그 재판부 말이다. (재판부는 “이미 두 차례 후속보도를 내보냈으므로 정정보도 청구를 기각했을 뿐,..
내가 'PD수첩'을 진짜 겁내는 이유 엄격한 규범 앞에 맹훈련…최강 저널리즘 전문집단 될 수도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내가 얼어붙은 논바닥에서 썰매 지친 경험밖에 없으면서 트리플 악셀을 알고, 겨우 자치기 정도 해봤으면서 홀인원을 말할 수 있게 된 건 숫제 김연아와 박세리 덕분이다. 그러나 CJD와 vCJD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게 된 건 PD수첩 덕분이 아니다. 4월28일 PD수첩을 봤을 때만 해도 우리는 양쪽의 차이를 잘 몰랐다. 오히려 PD수첩의 어느 번역가와, 그 번역가를 집중취재해온 조·중·동 덕분에 'CJD-vCJD'의 관계가 '아프리카 코끼리-인도 코끼리'의 관계보다는 '개-고양이'의 관계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매우 '인상 깊게' 알게 됐다. 어느 번역가와, 그 번역가를 집중취재해온 조중동 어느..
미디어스 '연출사진' 공개합니다 사진 속 동료기자 못 알아봤다는 중앙일보 해명은 진실일까?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보도 사진이 적잖이 '연출'된다는 건 업계에선 상식이다. 사진 연출이 저널리즘 규범을 어겼다고 말하는 것은, 옳을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타당하지는 않다. 사진 속 인물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는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연출이다. (▶ 참조 : 중앙, 차라리 ‘인위적 실수’라고 하라) 연출을 했느냐 안 했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건 연출의 의도와 정도다. 정해진 기준이 있을 수 없으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상식적인 판단은 가능하다. 여기, 독자 여러분에게 의 연출 사진을 공개한다. 2007년 10월 8일에 올린 '사진 에세이'다.(▶참조: 올해 몇장의 음반을 사셨습니까?) 음반 가게 내부를 찍은 ..
중앙일보 사진 조작은 '조직 범죄'? 신문사 업무방식과 정황으로 추정한 사건 전말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전국 단위 조간신문은 적어도 하루에 세 번 편집회의를 한다. 아침 출근 직후, 점심 먹고 나서, 초판 신문 찍은 다음. 사안이 있으면 오전에 회의를 한 번 더 열 때도 있고, 오후에도 수시로 회의가 소집된다. 가판을 발행하던 시절에는 저녁 7시가 넘어서 배달되는 가판신문을 모아놓고 기사 맞춰보기 회의까지 했다. 여기에서 물먹은(낙종한) 기사가 나오면 담당기자가 얼굴이 벌개져서 확인취재에 들어가야 했다. 편집회의는 그날치 기사계획 집결지 편집회의에는 편집국장단과 부장급 데스크들이 고정으로 참석한다. 편집회의는 그날치 신문의 주요 의제와 보도 방향, 편집 전략 등 지면과 관련한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
청와대와 조중동만 고립된 대한민국 [5일 밤 9시] 쉰아홉번째 촛불문화제 5제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1. 시민이 만든 광장이 대통령이 만든 광장을 삼키다 쉰아홉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린 5일 오후, 서울 태평로 대한문 앞 무대차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부채살처럼 거리를 점유해 나갔다. 시민들은 청와대 방향을 등지고, 조선일보사 앞을 대각선으로 차단한 전경버스 차벽 앞까지 태평로를 가득 채우며 종심을 길게 이어갔다. 오후 6시가 되자 중고생, 농민, 종교인을 비롯해 이 나라에서 진짜 시민권을 가져 마땅한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워 광장을 만들었다. 어림잡아 20만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불도저로 만든 시청앞 서울광장은 시민들이 스스로 만든 거대한 광장의 일부로 빨려들어갔다. 2. 버스차벽 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