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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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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PD수첩'을 진짜 겁내는 이유 엄격한 규범 앞에 맹훈련…최강 저널리즘 전문집단 될 수도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내가 얼어붙은 논바닥에서 썰매 지친 경험밖에 없으면서 트리플 악셀을 알고, 겨우 자치기 정도 해봤으면서 홀인원을 말할 수 있게 된 건 숫제 김연아와 박세리 덕분이다. 그러나 CJD와 vCJD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게 된 건 PD수첩 덕분이 아니다. 4월28일 PD수첩을 봤을 때만 해도 우리는 양쪽의 차이를 잘 몰랐다. 오히려 PD수첩의 어느 번역가와, 그 번역가를 집중취재해온 조·중·동 덕분에 'CJD-vCJD'의 관계가 '아프리카 코끼리-인도 코끼리'의 관계보다는 '개-고양이'의 관계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매우 '인상 깊게' 알게 됐다. 어느 번역가와, 그 번역가를 집중취재해온 조중동 어느..
겨우 사진 연출? 초특급 ‘지면 연출’ 보여주마! 중앙일보 11일치 사회면 뒤집어보기…‘사실’의 그림자만 어룽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는 촛불이 꺼지기를 갈급하는 매체로 첫손 꼽힌다. 중앙일보의 염원만큼은 아니지만, 시나브로 촛불은 연중행사에서 주례행사로 바뀌어가고 있다. 촛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곳은 정작 중앙일보 지면이다. 거리에서 보았듯이, 촛불은 확실히 상상력을 자극하고 확장한다. 중앙일보 11일치 10면(사회면)은 ‘사실’의 저널리즘에서 멀다. 논픽션의 형식을 빌린 픽션, 요즘 따위 케이블 채널에서 유행하는 ‘상상’의 팩션에 더 가깝다. 지면은 촛불의 부정적 연상 기제들로 작동된다. 놀이동산의 유령의 집처럼. “PD수첩 왜곡보도 내부 물증 나왔다” 호들갑 ‘PD수첩 광우병프로 사내 심의서도 “사실관계 확인 ..
중앙일보 기자의 변신은 무죄? ‘사장님 힘내세요’에서 ‘사진 조작’까지…윤리불감증 ‘조직적’ 진화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는 사건의 성격을 “취재윤리 불감증이 부른 중대 실책”이라고 규정했다. 황우석 박사의 ‘인위적 실수’만큼이나 형용모순이다. 윤리 불감증을 ‘타락’이나 ‘일탈’이 아닌 ‘실책’으로 귀착시킨 것은 사건의 발생과 진행을 다른 차원으로 분리한 논리 전개의 필연적 결과다. 현장 기자는 ‘윤리적’으로 결함이 있었고, 내부는 ‘기능적’으로 부실하거나 취약했다는 것이다. 도덕적 책임은 현장 기자만 지면 된다. 신문사에는 과실의 책임만 남는다. 그래서 대책은 “사진·기사 검증시스템 강화”일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유력 신문은 솔직히 공개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운다”며, 스스로를 뉴욕타임스 반열에..
미디어스 '연출사진' 공개합니다 사진 속 동료기자 못 알아봤다는 중앙일보 해명은 진실일까?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보도 사진이 적잖이 '연출'된다는 건 업계에선 상식이다. 사진 연출이 저널리즘 규범을 어겼다고 말하는 것은, 옳을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타당하지는 않다. 사진 속 인물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는 것도 엄밀한 의미에서 연출이다. (▶ 참조 : 중앙, 차라리 ‘인위적 실수’라고 하라) 연출을 했느냐 안 했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건 연출의 의도와 정도다. 정해진 기준이 있을 수 없으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상식적인 판단은 가능하다. 여기, 독자 여러분에게 의 연출 사진을 공개한다. 2007년 10월 8일에 올린 '사진 에세이'다.(▶참조: 올해 몇장의 음반을 사셨습니까?) 음반 가게 내부를 찍은 ..
중앙, 차라리 ‘인위적 실수’라고 하라 다른 연출과는 비교 불가…유사사례 없어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인 전달수단이라는 믿음은 믿음에서 그친다. 프레임에 담을 대상을 선정할 때부터 주관적 선택권이 개입한다. 당겨 찍을지 밀어 찍을지, 높게 올려 찍을지 낮게 내려 찍을지를 결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3차원의 움직이는 피사체를 2차원 안에 가둬 정지시키는 것 자체가 ‘있는 그대로’를 불가능하게 한다. 사진은 오히려 가장 주관적인 전달수단이다. 카메라가 어느 쪽에 서있고 어느 쪽을 향하느냐에 따라 메시지는 달라진다. 아예 뒤집어지기까지 한다. 물리력이 충돌하는 집회 현장에서 렌즈가 경찰 쪽을 향할 때와 시위대를 향할 때, 같은 프레임 안에서 선과 악은 뒤바뀐다. ..
PD수첩 '까는' 조중동 문법으로 조중동을 까보면… 저널리즘 준칙 참칭…‘왜곡’ 주장하는 진짜 왜곡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미국의 저명한 언론학자 토드 기틀린의 책 에는 저자가 방송과 인터뷰를 한 뒤 큰 곤욕을 치른 에피소드가 나온다. 방송 문법에 누구보다 빠삭하고 비판적인 그였지만, 이라크 침략 전쟁과 관련해 밝힌 ‘반전’ 입장이 ‘전쟁 불가피론’으로 오해사기 딱 좋게 보도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나는 방송과 더러 인터뷰할 때면 인터뷰어에게 꼭 이렇게 묻는다. “(내 얘기를) 몇 초나 쓸 겁니까?” 시계 초침을 보며 말을 가다듬은 다음, 할 말만 주어진 시간 안에 딱 하고 끝내버린다. 방송의 문법은 영상과 내레이션의 상호작용에 관한 경험적 규범이다. 방송의 메시지란 이들 두 핵심요소가 수용자의 인지감각을 거쳐 빚어낸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