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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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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차오르면 풀리는 대법원의 ‘포괄적 엠바고’ [미디어스 데스크] ‘수동적 저널리즘’과 ‘적극적 앙갚음’의 결합 한나라당이 ‘예상대로’ 참패한 재보궐 선거와, 그 선거 결과를 ‘국민의 심판’으로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모든 집권세력들이 그랬던 것처럼) 6월 미디어관련법 강행 처리 방침과 촛불 집회에 대한 ‘폭력적 법치’ 등을 포함한 자가당착적 헛발질 처방을 내놓은 것과, 14년 만에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가는 스펙터클을 헬기 부감 숏으로 감상할 수 있었던 지난 한 주는 한국사회의 지배적 풍속이 역시 ‘진부한 다이내미즘’이라는 걸 일깨운 시간이었다. 또한 지난 한 주는 생활계의 귀한 이슈나 나름 사유(思惟)가 필요한 이슈들에게는 이들 진부하거나 다이내믹한 대형 이슈들의 그림자에 가린 짙은 망각의 시간이었다. 지난주, KBS에 대한 대법..
장자연 보도, 그 진지한 선정주의 KBS의 알권리 차원 문건공개, 인터뷰 편집왜곡으로 빛바래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고 거절한 적이 있다. 나는 적임자가 아니었다. 그 사안에 대한 이런저런 배경설명과 함께 다른 인터뷰 대상을 소개해줬다. 그런데 그 방송사는 통화 내용을 녹음해 내가 인터뷰를 한 것처럼 방송에 내보냈다. 그 뒤로 나는 방송기자 전화라면, 잘 아는 후배일지라도 “지금 녹음하고 있느냐”부터 묻는다. 정식 인터뷰를 할 때도 반드시 “내 말을 몇 초로 쓸 건가” 확인한 뒤 딱 그 시간만큼만 말하고 끝낸다. 방송사가 임의로 내 말을 잘라 붙이지 못하게 하려는 뜻이다. 장자연이라는 여성 연예인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었다. 그의 죽음은 개별성에서 벗어나 그의 노동과 성을 착취한 가해자들을 처벌하고, ..
이병순·구본홍, 두 사장 인사권의 공통점 제도의 극한에서 휘두른 권력, 돌아올 수 없는 곳까지 간 선택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권력의 재생산은 회귀성 어류의 번식과도 같다. 거칠 것 없이 원양을 헤엄치다가도 깊은 산속 얕은 고향 계곡으로 돌아가야 세대를 이어갈 수 있는 연어처럼, 제아무리 중앙무대에서 날고뛰던 정치인도 포항이든 어디든 고향 지역구로 돌아가 심판을 받아야 다음 4년 금배지를 내다볼 수 있다. 연어가 원양에서 고향의 기억을 잃고 정력을 탕진하면 대가 끊길 것이고, 정치인이 중앙무대에서 힘자랑만 하다가는 고향에 돌아와도 반겨줄 이가 드물 것이다. 힘은 아껴서 잘 써야 한다. 제도화된 권력도 마찬가지다. 자동차가 최대 마력과 토크로만 주행할 수 없듯이, 권력도 제도가 허용하는 극한까지 힘을 쓰면 역풍..
파업, 하고 싶어도 못하는 언론인들 KBS 기자들·MBC 시사구성 작가들 “언론 총파업 힘 보태겠다”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임기 초재기에 들어간 박승규 KBS 노조 위원장이 전국언론노동조합 총파업을 두고 “MBC 외에는 파업하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임기내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노동조합을 보여준 그가 하는 말이어서 마음 쓸 일은 아니지만…, 중앙일보는 옳다구나 싶었던지 고려대가 올 수시시험에서 특목고 출신에게 부여한 것보다 훨씬 큰 가중치를 부여해 29일치 1면에 대서특필했다. 아무리 실없는 허언이라지만, 그의 세치 혀끝에 상처받은 이들도 뜻밖에 많았다. 바로 ‘파업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2002년 이후 입사한 KBS 평기자 104명은 30일 실명으로 언론노조 파업 지지 ..
KBS노조 선거 ‘매트릭스’ 식으로 보기 욕망과 존배를 배신하는 대중의 선택을 먼저 간파해야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정치공학적 해석은 “그럴 줄 알았다”이다. 자칭 타칭 전문가들은 선거 결과에 미친 요인들을 정합의 형식을 빌려 정교하게 재구성한다. 접전을 펼친 선거일수록, 대세론이 뒤집힌 선거라면 더더욱, 아귀가 기막히게 맞아떨어진다. 비록 사후적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날카로운 정신분석학자이면서, 탁월한 사회심리학자이고, 계가의 달인이다. 그렇게 믿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판에 대한 우리의 인지는 그들이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매트릭스 세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차원으로 곧장 이동하고 만다. KBS 노조 선거가 끝났다. 전문가스런 분석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
‘미네르바’를 다루는 주류언론의 4가지 방식 지지-폄하-비난-호기심 자극 등 제각각…이면엔 ‘두려움’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이 글은 제1519호(2008. 12. 1) ‘미디어 바로보기’에 발표한 글임을 밝힙니다. 신문·방송 같은 주류 언론이 누리꾼들의 의제를 다뤄온 방식은 (그럴싸하게 보면) 메타적이다. ‘개똥녀’ 사건을 상기해보자. 주류 언론 기자가 문제의 지하철에 타고 있었다면 젊은 여성의 무개념을 취재해 보도했을까? 아예 무시했거나, 기껏 가십성 단신으로 다뤘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이버 논쟁에 직접 뛰어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주류 언론이 다룬 건 개똥녀를 두고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진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그래서 스포츠 중계하듯 보도했다. 지금 대한민국 최강의 누리꾼은 이론의 여지없이 ‘미네르바’다. 주류..
‘일개’ 경찰서장이 짓밟은 KBS? SF보다 황당한 직무집행법 적용…‘일부’ 방송인들, 굴욕 자처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 천정배 의원 : 건물 관리자의 요청이 없어도 경찰을 투입힐 수 있다고 답변한 것 같은데… =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 : 방송사 내부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협이 있을 때 경찰서장이 판단해 경찰력을 들여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천 : 요청이나 허락이 없어도 경찰 스스로 판단해 들어갈 수 있다? 중대한 발언이다. 확신 있느냐? = 이 : 자신 있다. - 천 : 증인이 투입을 결정했고, 상부 지시는 없었는가? = 이 : KBS에 들어가면서 보고했다. 상부에 보고하고 지시받을 시간이 없었다. 지난 13일 KBS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오간 대화다...
정연주 전 사장 “진실과 정의는 패배하지 않을 것” 첫 공판서 혐의사실 전면 부인…“세금소송 취하는 합리적 판단”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배임혐의로 기소된 정연주 전 KBS사장에 대한 첫 공판이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정 전 사장은 모두 진술을 통해, “사장 재임 등을 위해 세금 소송을 취하해 KBS에 손해를 입혔다”는 검찰의 공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정 전 사장은 “1심에서 승소해서 세금을 다 돌려받을 수 있었다면 그걸 포기하는 바보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며“세무 소송팀의 자체 분석과 회계법인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세무 소송에서 KBS가 당장은 승소한다 하더라도 국세청이 추계과세 등의 방법으로 재부과를 할 수 있으므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