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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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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적 ‘오염 엘리트’에게 탄소세를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이끄는 ‘세계불평등연구소’에서 얼마 전 ‘기후불평등보고서 2023’을 발표했다. 유엔의 지원까지 받은 방대한 연구 결과물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보고서의 절반은 수식(數式)이다. 연구자들이 망연한 수의 바다를 건너가 확인한 중대한 사실은, 전세계 ‘탄소 불평등’에서 국가 내의 탄소 불평등이 차지하는 비율(64%)이 국가 간의 탄소 불평등보다 2배 가까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주요 의제가 기후위기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피해 보상 문제였던 것만 봐도, 이번 보고서가 기존 인식을 뒤집는 것임을 금세 알 수 있다. 피케티가 에서 방대한 통계를 분석해 경제학의 많은 정설을 부정했듯이. 실제로 2019년과 1990년의..
위험으로 평등해진 사회 ‘위험사회’는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1944~2015)이 정립한 개념이다. 산업화를 거친 현대의 특징을 ‘위험’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인데, 작명이 썩 탁월해 보이지는 않는다. 현대가 위험사회면 현대 이전은 안전사회였나? 현대가 그 전 시대보다 확률이나 강도 면에서 더 위험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인간에 의해 위험해진 사회’ ‘전지구적으로 위험한 사회’ ‘빈부 가리지 않고 위험한 사회’ ‘위험을 통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회’로 변했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은 작명도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다. 현대 사회의 위험의 형질이 어떻게 변했는지, 핵을 들어 짚어보자. 체르노빌 핵발전소 참사는 자연이 아닌 인간(의 과학기술)에 의해 일어났다. 발전소 인근인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넘어 모든 유럽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