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도모르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숨그네와 홀로도모르 2009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타 뮐러의 영롱한 장편소설 는 1945년 1월 루마니아의 한 소도시에서 시작된다. 독일계 17살 소년 레오폴트 아우베르크는 소련 강제수용소 이송자 명단에 오른다. 소년은 축음기 상자를 트렁크 삼아 아버지의 먼지막이 외투, 할아버지의 우단 깃이 달린 도회풍 외투, 삼촌의 니커보커 바지(무릎 아래 부분을 졸라맨 짧은 바지), 이웃 아저씨의 가죽 각반, 고모의 초록색 양모 장갑, 자신의 포도주색 실크 스카프를 꾸려 넣는다. 이 무계통의 물건들이 보여주는 건, 소년은 물론 그에게 뭐라도 쥐여 보내려는 누구도 강제수용소가 어떤 곳이고 거기서 무슨 일을 겪을지 전혀 가늠하지 못하는 짙은 막막함이다. 결국 물건들의 쓸모는 굶어 죽거나 얼어 죽지 않으려고 수용소의 러시아인 감독자에게..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