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면옥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냉면의 사대천왕과 을밀대 서울 최고기온이 32도를 넘어선 날, 느긋하게 ‘을밀대’(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갔다. 자리가 한 순배쯤 돌아 빈자리가 있을 거라던 내 짐작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줄이 30m도 넘게 늘어서 있었다. 냉면 먹기를 포기하고(그럴 만한 투자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웃 순댓국집에서 배를 채우는데, 창 너머 냉면 줄은 시간이 가도 줄어들 줄을 몰랐다. 냉면의 기세가 무섭다. 한국 여름 전통음식의 최강자라는 데 더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황구나 영계로 조리한 음식은 특정한 날에만 불티나는 절기 음식 자리를 넘어서지 못하지만, 냉면은 날짜와 요일과 끼니때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냉면이 지존의 자리에 오른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인 듯하다. 아랫녘 출신인 나는 성인이 될 때까지 냉면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