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비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두 아비, 가만한 슬픔과 전략적 표정 사진은 정적이다. 재난 보도 사진으로는 드문 경우다. 바닷가에서 엎드린 자세로 숨진 채 발견된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알란 쿠르디의 사진 이후 처음인 듯하다. 튀르키예 대지진의 폐허 한가운데, 무너져 앉은 아버지의 몸가짐과 표정은 가만해 보인다. 그의 왼손이 붙든 또 하나의 창백한 왼손은 잔해 더미에 가린 열다섯살 딸의 몸에서 온기가 빠져나간 지 이미 오래임을 일러준다. 사진은 그 하염없는 시간을 순간으로 포착함으로써, 자신의 숨결을 피붙이에게 불어넣을 수 없는 데서 오는 슬픔의 심연이 고요의 바다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그 고요함을 품고, 사진의 형상과 구도는 익숙한 이미지를 길어 올린다. 피에타다. 미켈란젤로가 평생에 걸쳐 제작한 마리아와 예수의 4연작과 케테 콜비츠가 자신과 전사한 둘째 아들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