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타장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세월호, 절대적 슬픔과 과학적 진실 눈송이는 굵고 다습해 보였다. 어느덧 서울 벚꽃도 얼추 졌는데, 불과 열흘 전 여론면엔 폭설 사진이 실렸다. 기상청도 놓친 ‘꽃샘 눈’ 풍경 사진인가 했더니, 청와대 분수대 앞 피케팅 사진이었다. 우산을 쓴 채 피켓에 쌓인 눈을 쓸어내는 이의 손 아래로 ‘세월호’ 세 글자가 또렷했고, 나머지 글귀는 눈에 덮여 희부옇다. “급선회 원인과 승객 구조 방기의 이유를 규명하라!” 급작스러운 강설에 방금 샀는지, 우산 끝엔 보증서 꼬리표가 매달려 있었다. 사진 제목은 ‘세월호 7주기에 부쳐’. 1월28일에 촬영했다는 설명이 붙었다. 더는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고 맞을 수 없게 된 4월의 문턱에서, 지난겨울 사진이 지면에 소환된 거였다. ‘철 지난’ 사진이긴 하지만, 세월호의 ‘오늘’을 포착한 이만한 시각적 메타포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