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국민 약탈’과 ‘죽창가’ ‘약탈’(掠奪)의 ‘약’은 ‘노략질’을 뜻한다. 떼 지어 몰려다니며 사람을 해치거나 재물을 강제로 빼앗는 짓이다. ‘수탈’(收奪)은 어떻게 다를까. 강제성에서는 약탈과 다르지 않으나, 물리적 직접성에서 차이가 난다. 약탈은 완력이 가닿는 만큼만 빼앗을 수 있다. 수탈은 제도의 힘을 빌린 빼앗음이다. 도달 범위는 직접적 물리력이 아닌 제도 설계에 의해 결정되기에 약탈보다 광대하다. 약탈은 눈앞에서 사람을 해치기도 하지만, 수탈은 직접 손에 피 묻힐 일이 없다. 왜구는 약탈했고, 일제는 수탈했다고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둘의 차이를 가려서 쓰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듯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 약탈’이라는 생경한 표현을 썼다. 문재인 정부에 왜구 이미지를 덧씌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