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 섬, 4대강의 삼류 연극 무대 “저건 나비다!” 일행 중 누군가 내뱉은 말은 서술보다 탄식에 가까웠다. “어디 어디?” 사람들의 눈길이 손끝을 좇아 가파른 산허리와 물길을 허공으로 가로질렀다. 곧 “큭!” 하고 급히 끝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이어 “허!” 하며 꼬리를 끄는 소리도 들렸다. 아닌 게 아니라 거기 나비가 한 마리 있긴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익룡보다 터무니없이 큰 나비가, 그나마 익룡 화석보다 훨씬 볼품도 생기도 없게, 무려 황토 바닥에 납작 눌린 형상으로, 적나라하게. 경북 상주시 경천대와 (4대강 사업으로 들어선) 상주보 사이 낙동강에는 너른 습지를 품은 하중도(河中島)가 있었다. 이 문장의 시제가 과거형인 것은 섬 때문이 아니라 습지 때문이다. 섬은 남았고, 습지는 사라졌다. 상주 사람들은 이 섬을 ‘오리섬’이라..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