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느 리더의 죽음 ‘리더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장을 써놓고 보니, 패전한 사무라이 우두머리가 맞았을 법한 최후의 순간이 일본 막부 시대를 배경으로 연상된다. 그 정조는 단연 비장함이었을 것이다. ‘비장’이라는 낱말에서 비(悲)와 장(壯)은 대등하지만, 죽음마저 자신의 결단임을 내세우는 저 미학적 행위에서만큼은 장엄함이 슬픔을 압도한다. 얼마 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던 한 젊은이가 세상을 등졌다. 그 또한 리더였다. 이 글 첫 문장을 그대로 옮겨도 사실관계에 어긋남은 없다. 하지만 그의 죽음 어름엔 장엄함의 옅은 그림자 한 조각 어른거리지 않았다. ‘리더’는 네이버가 그에게 부여한 직책이었다. 한국 아이티(IT) 업계를 선도한다는 기업답게 직함 하나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그에 관한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