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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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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도지사’ 홍준표의 국익론 앞에서 처음엔 차두리가 아예 축구선수를 그만두는 줄 알았다. 글을 쓰려고 검색해보니 국가대표만 은퇴한 거란다. ‘국가대표 은퇴’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따져보면 언어도단이다. 은퇴란 자신이 원할 때까지 머물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행하는 자발적 이탈이다. 슈틸리케 국가대표 감독은 혹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을까. “이봐, 두리. 덕분에 한국 속담 하나 배웠어.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물부터 마신다’. 당케!” 물론 그는 여전히 탁월한 선수다. 그의 아버지 차범근은 TV 광고에 나와 아들의 스태미나에 경탄하며 “은퇴하기에 아깝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 모습을 보니 옛 생각이 났다. 1978년, 차범근은 한국 선수 가운데 최초로 국외 리그, 그것도 당대 최고 리그라던 서독(현 독일) 분데스리가에 ..
‘자본주의 4.0’의 복화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드디어 끝났다”라고 쓰려는 순간, 다시 일이 터졌다. 한쪽이 충격을 받을 때 다른 한쪽은 쾌재를 부르는 제로섬의 순환구조인 걸 보면, 무상급식 문제는 사실상 진영의 정치적 이해에 종속된 무늬만 복지 의제라고 하겠다. 주민투표가 끝나자마자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나선 것 자체가 가장 적극적인 정치행위였다. 진실의 문제를 떠나, 이런 식의 ‘정치 과잉’은 곧 ‘담론 부재’와 이면관계에 있다. 무상급식은 여태 상징의 깃발만 나부끼는 불모의 의제였다. 무상급식을 하면 나라가 거덜날 것처럼 떠들어대는 목소리에서는 이성의 풀싹조차 찾아볼 수 없지만, 그 반대 진영이라고 해서 무상급식 ‘너머’를 제대로 통찰했는지는 의문이다. 설령 전략적 선택이었다 해도, 선별급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