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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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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문법으로 본 카이스트 사태 어느 날 어린 딸아이가 TV를 보다 말고 툭 내뱉는 말이 걸작이었다. “드라마에서 가장 형편없는 죽음은 교통사고로 죽는 것이다. 아무 이유도 없이 죽이고 끝낸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 이유 없는 죽음은 아니다. 드라마를 끝맺어야 하는 제작자가 개연성에 기대어 고민을 간단히 해결하려는, 이유 있는 죽음이다. 드라마뿐이겠는가. 현실 세계에서도 다른 누군가에 의한, 누군가를 위한 개연적 죽음은 숱하다. 최근 카이스트 학생들이 잇달아 자살을 하고, 교수 한 사람도 스스로 목숨을 끊자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 나섰다. 언론은 흔히 정치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죽음에 등급을 매긴다. 보도할 것인가 말 것인가, 어느 정도 크기로 보도할 것인가…. 입시 스트레스나 좌절로 목숨을 끊는 고등학생이 한 해 줄잡아 100명이 넘지만,..
내가 ‘친구’를 보지 않는 이유 [주말, 그리고 말랑한 미디어] 남성의 관계이데올로기가 싫다 는 해당년도 최고의 화제작이란 표현만으론 확실히 뭔가 부족한 영화이다. 2001년 개봉당시 800만 이상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았던 불세출의 영화였다. 이후 조폭이 등장했던 모든 영화가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는 하나의 드라마적 전형이었고, 대중문화의 전범이었다. 그리고 8년여 만에 가 드라마로 돌아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오성은 김민준으로, 장동건은 현빈으로 바뀌는 세대교체(!)를 이뤘지만, 그 밖의 것들은 거의 완벽하다할 만큼 같다. 영화와 드라마가 쌍끌이가 되어 대중문화를 이끌던 시절의 빛도 많이 바래고 있다. 영화의 불황은 깊어지고, 드라마 한류는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총 제작비 75억원을 상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