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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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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게이트’ 수사결과 발표의 뒷풍경 이례적 규모 축소와 보도 제한…노 전 대통령 죽음 원인 흐리기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 발표는 사건의 종지부 찍기가 아니라 화룡점정이다. 발표 내용이 피의사실 공표죄와 국민 알권리 사이에서 어떻게 경합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형식상 아무리 피의사실로서의 자격밖에 없더라도 대법원 판결과 다름없는 가치로 올라서고,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해 이데올로기적으로 확정한다. 설령 피의사실이 재판에서 뒤집어지더라도 이데올로기적 단죄가 제자리로 복원되지는 않는다. 수사기관이든 언론이든 또다른 사건에 매달려 같은 행태를 되풀이할 뿐이다. 정정훈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법원 판결에는 칼 맞은 이후 갑옷을 내주는 때늦음이 있다”고 표현했다. (‘칼’의 팩트를 견제하는 ‘펜’의 팩트를!) 대검찰청이 오늘(12일) 오후 3시 ‘박연차..
‘노무현’ 그 이름에 동의하지 않았던 자들의 슬픔 [미디어스 데스크] 그의 생전에 그에게 결코 ‘동의’하지 않았던 몇 사람이 어울려 노래방 기계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그의 영결식이 치러지고 난 늦은 밤이었다. 노래는 내남없이 구슬펐다. 낮에 TV 생중계를 보거나 서울광장에 서서 한소끔 눈물을 몰래 훔친 것이, 일주일 내내 머리가 멍하게 아팠던 것이, 그 순간만큼은 쑥스럽거나, 이물스럽지 않았다. 그의 이념과 정책에 동의하지 않은 것과 그의 죽음에 연민하는 것은 모순돼 보이지 않았다.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나는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를 불렀다. 노래를 마칠 무렵, 그의 죽음과 관련해 글을 몇 편 쓰고도 정작 그이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새삼스런 깨달음이었다. 안구 건조증이라도 걸린 게..
슬픔 그 이상을 금지하는 ‘애도 저널리즘’ 주류언론이 자살을 다루는 ‘이기적’ 방식들 주류 언론이 자살을 다루는 방식은 대상과 성격에 따라 갈린다. 이름 없는 사람이 지하철에 몸을 던졌을 때는 사건 발생 개요에 이어 한 문장으로 된 자살 동기 분석과 역시 한 문장으로 된 열차 지연 사실을 병렬 배치한다. 자살 동기는 철저히 ‘개인화’된다. 생활고 비관, 성적 비관 같은 사유에 대해 사회적 맥락을 짚는 일은 드물다. ‘사회화’되는 것은 오직 공중의 피해(열차 지연)뿐이다. 택배 노동자 박종태씨 자살 보도도 이 프레임을 넘어서지 않고 있다. 자살자가 유명 연예인일 때는 보도 전체에 상업주의가 관통한다. 조문 오는 동료 연예인들 모습 사진 한 장 한 장이 뉴스가 된다. 이른바 ‘조문 저널리즘’이다. 자살 동기와 관련해서도 온갖 추론이 쏟아지고, 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