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동산과 에어컨 일산 신도시 곁에 별책부록처럼 조성된 단출한 주거지역에서 18년째 살고 있다. 이사 온 날 밤 달디 달았던 공기와 형형했던 별빛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처음엔 직장 동료들이 제법 많이 살았는데 일찌감치 떠나고, 지금은 두어 집밖에 남지 않았다. 그들이 간 곳은 예외 없이 서울의 학군 좋은 지역이었다. 나는 전세 계약이 끝나도 같은 단지 안에서만 옮겨 다녔다. 평수가 가장 작은 단지여서 보증금이 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단지 곳곳에 우거진 나무들에도 미련이 컸다. 이제 나도 떠날 때가 되었다. 이곳만큼은 부동산 광풍의 무풍지대라 여겼는데, 올 들어 집값이며 전셋값이며 한두 달 만에 1천만 원씩 뛰고 있다. 이사 갈 곳을 찾아 열심히 인터넷을 뒤진다. 지금 사는 데보다 더 외진 지역들이다. 그럼에도 더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