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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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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의원이 풍자한 것들 강용석 의원(무소속)이 개그맨 최효종씨를 모욕죄로 고소한 것을 두고 KBS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은 강 의원의 다중 포석에 견줘 무척 단순한 반응이다. 검찰에서 최씨를 부르면 안 갈 수는 없을 테지만, 미리 법리를 다툴 필요는 없었다. 무엇보다 강 의원이 최씨를 고소한 행위가 온전히 법리적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은 나중의 문제다. 강 의원은 최씨를 고소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내려진 여성 아나운서 관련 성희롱 1, 2심 유죄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최씨의 개그를 자신의 발언과 동일시했다. 1차 목표는 최씨에 대한 공격보다는 ‘나도 개그를 했을 뿐’이라는 자기변론으로 보였다. 여기에 대고 KBS처럼 ‘밥 먹으면 배부르다’ 수준의 지당한 말씀을 하면 말한 사람만 실없..
언론자유 70위의 민낯, 선정성 의 ‘뉴스데스크’가 각목 살인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 화면을 여과없이 내보냈다가 뭇매를 맞고 있지만, 난 그 매질에 흔쾌히 동의할 수 없다. 마땅히 매를 맞아야 할 데가 문화방송(뿐)인가. 여론은 공영방송사가 본분을 망각한 시청률 경쟁을 벌인다고 질타하고 있지만,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이 있다. 문화방송은 과연 ‘공영방송’이 맞는가. 문화방송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이고, 방문진은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이사진을 임명하는 법률기관이다. 소유·지배 구조가 다소 복잡하지만, 이 구조야말로 문화방송의 고유한 정체성, 즉 ‘국영’이 아닌 ‘공영’을 규정하는 핵심이다. 문화방송은 정치권력의 것이 아니라 공공의 것이며,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거버넌스의 대상이다. 법전 바깥의 현실..
안상태 기자는 그나마 솔직하다 객관주의 신화 속에 감춘 1인칭 주어는 ‘사익 은폐’의 주술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이 글은 제1523호(2009-01-05) ‘미디어 바로보기’에 발표한 글임을 밝힙니다. 방송 기자가 리포트를 하면서 “나는”으로 시작하는 주어를 쓸 수 있는 상황은 개그 설정(‘개콘’ 안상태 기자의 “나안~ 뿐이고”) 때뿐이다. 저널리즘 문법에서는 1인칭 또는 2인칭 주어가 금지돼 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저널리즘의 ‘객관주의’가 규범화된 결과다. 지난해 12월26일 SBS 에는 이와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단신이 보도됐다. “SBS는 ‘현재 일부 노조원이 파업에 가담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정상적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어서 모든 방송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
‘개콘’은 내 행복욕망을 자극한다 나는 이 글을 비자발적으로 쓰고 있다. 그렇다고 를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가운데 방송시간을 기억해 찾아보는 프로그램이 개콘 말고는 없다.) 애초 이 글이 내 몫이 아니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뿐이다. 나는 정연주 전 KBS 사장에게 개콘에 대해 글을 한 편 써달라고 부탁했었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우선은 재판 준비에 바쁘고, 다음은 좀 쉬고 싶고… 그 다음은 언젠가부터 글을 쓰게 될 터인데, 이제는 누구 주문이나 주어진 틀 속에서가 아닌, ‘내 글’을 쓰고 싶어요. 그렇게 이해해주구려.” 거절은 했지만, 적어도 ‘KBS 사장까지 한 대선배에게 어떻게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글 따위를 써달라고 하느냐’ 식의 역정은 결코 아니었다. 언젠가는 그가 개콘을 글감 삼은 ‘내 글’을 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