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남

(2)
‘내 집’인가 ‘내집’인가 ‘즐거운 나의 집’과 달리 ‘내 집 마련’이라고 할 때는 ‘내’와 ‘집’을 붙여 쓰는 관행이 있다. 심지어 ‘내집마련’으로 복합명사처럼 쓰기도 한다. 집에 대한 집단적인 소유 욕망이 띄어쓰기 맞춤법을 넘어선 결과일 것이다. ‘빈 집’ 대신 ‘빈집’이 처음부터 맞춤법은 아니었을 테고, ‘짜장면’이 어느 날 ‘자장면’과 동렬에 올랐듯이, ‘내집’도 머잖아 표준어로 등재되지 않을까. ‘내 집’은 사용 개념이고, ‘내집’은 소유 개념이라는 국립국어원의 뜻풀이와 함께. 그러나 사용 개념으로서의 집이 어느덧 사멸하고 나면, ‘내 집’도 결국 사어가 될 것이다. 조삼모사의 정부 주택 정책을 겨냥한 최신 버전의 구호는 “실수요자 외면 말라!”다. 여기서 ‘실수요’가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과 ‘마용성’ 등에 집중된다는 ..
'강남 신화'에 바치는 '일제고사' 감상법 일제고사 포기 못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진짜 명제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가 된다는 건 거대하고 획일적인 집단 정체성을 갖게 된다는 걸 뜻한다. 미국에 살든 유럽에 살든, 금융가든 날품팔이든, 유대인이면 누구나 하나의 종교규범과 생활관습을 유지하고 사는 것처럼, 이 나라 학부모들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도농격차를 뛰어넘는 또하나의 ‘디아스포라’다. 유대인이 수천년 동안 차별의 상징이었듯이, 이 나라 학부모들이 갑과 을의 관계에서 대체로 ‘을’인 것도 닮았다면 닮았다. 속된 말로 학부모인 나는,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나라에서 까라면 군말 없이 까야 한다. 내 아이들도 그 말 많고 탈 많은 학업성취도 평가, 일명 일제고사를 봐야 했다. 나 또한 ‘본의 아니게’ 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새로 진학해야 하는 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