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무 살 베트남 아주머니 베트남 출신 친척 아주머니는 내 큰딸보다 네 살 위였다. 한국 온 지 이태째이던 어느 날 “친정엄마가 아프다”며 왕복 여비에 치료비까지 받아 집을 나선 뒤 소식이 끊겼다. 엄마가 아니라 오매불망하던 연인한테 갔다더라는 얘기는 계절이 두 번 바뀔 때쯤 전해 들었다. 술독에 빠져 건강까지 잃은 동갑내기 친척 아저씨의 절망은 그것대로 가슴 아팠지만, 사랑하는 이를 뒤로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남의 나라 농촌으로 시집온 갓 스무 살 여성의 마음에 동조돼 잠시 비극의 정조에 빠졌다. 벌써 10년이 다 된 얘기다.두 해 전이다. 한국군에게 희생된 베트남 모자(녀) 형상의 ‘베트남 피에타’상 앞에 서서 아주머니를 떠올렸다. 그 연상이 얼마간 민망했던 건, 국적만 빼면 그녀와 조각상의 어머니 사이에 닿는 구석이 없었기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