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울어진 운동장에 정의는 없다 18년 만의 혹한 기록이 연일 경신되던 며칠 전 출근길, 숨을 헐떡이며 실외 승강장에 막 내려서려는 순간 전동차 문이 스르르 닫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경우 ‘스르르’는 빠르다거나 느리다고 할 수 없는, 다만 염장 지르는 속도의 의태어다. “아, 억울해!” 정시에 출발한 열차에 대고 맥락 없는 탄식이 허연 입김에 섞여 마스크 밖으로 새어 나왔다.‘억울함’이 2018년 벽두를 북극발 한파처럼 뒤덮고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에서부터 가상통화 규제,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이르기까지, 억울함으로 충만한 감정은 고공비행하던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마저 하강기류로 빨아들일 태세다. 직접당사자만의 감정에 그치지 않는다. 단일팀 구성으로 성적이나 출전 기회에 변수가 생긴 남쪽 선수는 최대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