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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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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과 도넛이 풍요롭게 하리라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우물을 파서 누구나 물을 길을 수 있게 됐다. 우물은 마을에 더욱 큰 부를 안겨다 줄, 말 그대로 ‘원천’인 셈이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한 건 아니다. 사기업이 우물을 파서 주민들에게 물을 판다. 국내총생산은 증가하지만, 마을의 부는 그대로다. 주민들은 물값 부담만 새로 지게 된다. 생태정치학 창시자인 앙드레 고르가 예시한 국내총생산의 ‘마술’이다.() 국내총생산은 경제의 절대적 지표 같지만, 경제학 역사에선 신인 축에 든다.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1934년 제안했다. 한 나라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화폐로 계산한 채권·채무 관계의 총액이다. 화폐 교환이 일어나지 않는 마을 공동체 우물이나 가사노동은 누락되지만, 전쟁 무기는 주요 항목이다...
통계의 마법에 걸린 대한민국 통계는 과학의 맏아들이다. 과학적 연구방법에는 언제나 통계가 동행한다. 수가 지시하는 대상은 모호함을 걷어내고 객관의 가치를 부여받는다. 그러나 그 수를 해석하는 인간은 여전히 주관적이다. 통계는 수와 인간의 미끄러짐에서 신화화된다. ‘통계는 완벽하다’는 대중의 믿음은 그 해석조차 완벽하다는 믿음으로 확장되고, 누군가는 그 믿음을 이용해 마술을 부린다. 통계의 마술에는 ‘자의적 해석’과 ‘통계 조작’, 두 가지 기술이 있다. 얼마 전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이른바 언론관련법(신문법·방송법 등)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동안 이 법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일관되게 부정적으로 나왔다. 법안 발의자인 한나라당이 처음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도, 격차는 줄었지만 부정적 반응이 여전히 높았다. 특히 법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