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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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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에도 비정규직은 없다 [미디어스 데스크] 나치식 프로파간다, ‘100만 해고설’ 안영춘 편집장 jona01@mediaus.co.kr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1919∼1987)는 1943년 반파시즘 무장투쟁에 나섰다. 말이 좋아 ‘무장투쟁’이지, 레비가 속한 조직은 전투는커녕 사격 연습 한번 변변히 못해본 채 스파이에게 속아 체포됐다. 그러나 그는 다른 조직원들과 달리 처형되지 않았다. 대신 아우슈비츠에 수용됐다. 그는 유대인이었다. 행운이 아니었다. 정치범이라는 알량한 시민권마저 박탈되고, 인종청소의 대상으로서 비인간이 된 셈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운좋은’ 극소수 수용자에 들었다. 그는 살아서 아우슈비츠 밖으로 걸어나왔다. 훗날 그는 처형되는 게 나았다고 회고했다. 평생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치열하게 기록하던 그도 끝내..
스포츠 중계가 ‘국민’을 호명하는 이유 ‘고국에 계신 국민’ 대신 ‘스포츠 좋아하는 시청자’ 될 순 없나 5공 땐 한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대통령이 곧장 전화를 걸어 ‘국위 선양’을 치하했다. 방송은 그 장면을 생중계했다. 그 선수는 다시 ‘고국에 계신’ 부모와 통화에서 “어매야. 인자 고생 다했다”며 울먹였다. 물론 그 장면도 생중계됐다. “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 기뻐해 주십시오”는 국제경기 중계방송 캐스터의 가장 격정적인 레퍼토리였다. 온 국민은 그때마다 열광했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에 명치끝이 뻐근해지곤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다. 수백개의 금메달이 주인을 찾아갔지만, 외국 금메달리스트의 국적은 관심밖이었다. 당연히 그 나라의 국위가 우리에게 선양될 리 만무했다. 86년엔 멕시코 월드컵이 열렸다. 그전까지..
파시즘의 망령이 배회한다 [안영춘의 미디어너머] OBS 경인TV 기자 2007년 12월 17일 (월) 07:11:00 히틀러의 콧수염, 나치 문양, 스킨헤드족…. 파시즘 하면 떠오르는 아이콘들이다. 하나같이 민주주의의 억압과 파괴를 환유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파시즘이 정작 민주주의라는 통과의례를 거쳐 등장하는 맥락까지 잡아내지는 못한다. 히틀러는 박정희, 전두환과 과(科)가 다르다. 제3제국은 총구 끝이 아닌 국민의 투표용지 위에 세워졌다.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두고, 나는 지금 파시즘이라는 이름의 망령이 한국사회를 배회하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다. 대선 결과보다는 대선 이후가 벌써 두렵고, 대선 과정은 이미 불길했다. 20세기 초반 독일의 ‘풍경’과 지금 한국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