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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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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의 ‘정체성 정치’ “특정 종교, 민족, 사회적 배경 등을 가진 사람들이 전통적이고 광범위한 기반의 정당정치에서 탈피해 배타적인 정치적 연합을 형성하는 경향이다.” ‘정체성 정치’에 대해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사의 웹 사전 ‘렉시코’(Lexico)가 내린 정의다. 오늘날 정체성 정치의 대표적 하위 범주인 ‘젠더’가 예시에서 빠져 있어 아쉽다. 대신 ‘배타적’이라는 표현을 써서, 정체성 정치가 빠질 우려가 있는 함정이 뭔지 암시한 대목은 인상적이다. 정체성 정치는 소수자들에게 유력한 정치투쟁 수단이다. 이들은 기성 정치체제로는 대의되지 못하는 정체성을 억압의 경험을 통해 공유하고, 억압에 맞서 연대한다. 다만 두 개의 다른 정체성 사이에 오직 소수자라는 이유로 보편적 지평이 열리는 건 아니다. 오히려 나(우리)의 고통은 오직 ..
조동연은 ‘피해자’에 미달하는가 “민주당 이재명 캠프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조동연 교수가 ‘사생활 논란’(홑따옴표 필자 첨가)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어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생활 논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거짓에 기초한 가정 구성이나 삶의 태도’(〃)는 성별을 떠나 문제가 있다.” 현실 정치권 안에서 젠더 평등을 실현하고자 하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지난 3일 발표한 입장문의 첫 단락이다. 나는 저 문장 앞에서 몇날 며칠 배회했다. 몇번을 읽고 또 읽었다. 물론 입장문의 취지는 조동연을 비판하는 데 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데 있었다. 셋째 단락부터 입장문의 문제의식은 확연해진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조동연 사태’(〃)의 원인을 조동연 개인이 아닌 민주당에서 찾는다. 흔히 정당은 문지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