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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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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영웅이 되고자 하는 언론 악당이 있기에 영웅이 필요한가, 아니면 영웅이 악당을 만드는가. 이런 질문을 매우 다층적이면서 혼란스럽게 던지는 영화 가운데 하나가 이다. 배트맨과 조커는 실전에서는 목숨을 걸고 싸우지만, 존재론적으로는 서로 깊이 기대어 있다. 죄르지 루카치에 따르면, 영웅은 근대 이전의 전형적 캐릭터이다. 그런 영웅을 모던함의 문화적 상징인 할리우드가 그토록 사랑하는 걸 보면, 영웅을 대체한 근대의 법제도는 인간의 심리에 메울 수 없는 외로움과 그리움의 구덩이를 남긴 혐의가 짙다. 는 그나마 그 구덩이 언저리에서 활극을 펼친다. 여기 또 하나의 (예비) 영웅이 있다. 언론사 신입 기자 면접시험장. 수험생에게 기자가 되려는 동기를 묻는다.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고 답하면 보수적인 인물이 되고, “정의를 ‘회복’..
내가 ‘친구’를 보지 않는 이유 [주말, 그리고 말랑한 미디어] 남성의 관계이데올로기가 싫다 는 해당년도 최고의 화제작이란 표현만으론 확실히 뭔가 부족한 영화이다. 2001년 개봉당시 800만 이상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았던 불세출의 영화였다. 이후 조폭이 등장했던 모든 영화가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는 하나의 드라마적 전형이었고, 대중문화의 전범이었다. 그리고 8년여 만에 가 드라마로 돌아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오성은 김민준으로, 장동건은 현빈으로 바뀌는 세대교체(!)를 이뤘지만, 그 밖의 것들은 거의 완벽하다할 만큼 같다. 영화와 드라마가 쌍끌이가 되어 대중문화를 이끌던 시절의 빛도 많이 바래고 있다. 영화의 불황은 깊어지고, 드라마 한류는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총 제작비 75억원을 상회한..
기자는 언제, 왜 얻어맞는가? 기자가 '촛불'에서 예외일 수 없는 까닭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기자들이 얻어맞는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내가 아는 누구도 맞기 직전까지 갔다. 아니, 나부터도 몇 차례 '신분증을 까야 하는' 위협적 상황에 몰렸다. 마음이 불편하다. 겁도 나지만, 묘한 상실감 같은 것도 느낀다. 언론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하기엔 자가발전이 심한 것 같아 혼자 낯이 붉어진다. 반대로, 동업자가 맞는 게 싫어서라고만 하기엔 직업적 자존감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것 같아 도무지 찜찜하다. 기자 폭행에 대해 가장 기자 본위적인 반응을 보인 건 기자협회 성명서다. "시위대든, 진압경찰이든 그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특히 언론인, 언론사에 대해 자신들의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