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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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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손배소 ‘지옥’의 발명가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자, 대기업을 상대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365일 돌아가며 파업을 벌일 거라는 따위의 망상적 예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묵시록은 외줄타기나 다름없는 합법파업에서 한발짝만 삐끗해도 파업 노동자를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현행 체계가 불과 30년 전 어름에 만들어진 ‘발명품’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1989년 8월1일, 대구의 자동차부품회사 ㈜건화. 회사가 말 한마디 없이 상여금을 깎자 노조는 긴급 총회를 열어 해명을 요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하루 작업이 중단됐다. 이튿날 회사는 불법파업을 했다며 위원장 등 2명을 해고했다. 이에 노조가 반발해 일주일간 조업 차질이 빚어지자, 이번엔 해고자 2명에게 179..
MBC 파업인가 ‘무한도전’ 불방인가 요즘 내 아이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본방을 언제 다시 볼 수 있느냐이다. 한 달을 넘긴 문화방송(MBC) 파업과 관련한 소소한 삽화이겠으나, 좋은 징후와 나쁜 징후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생각거리가 적지 않다. 좋은 징후라면, MBC 파업이 잊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1895일을 파업했지만 그 사실을 아는 이가 많지 않았고, 올 초 1500일을 넘긴 재능교육 노동자 거리투쟁의 정확한 날수를 확인해보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니 회사 쪽 홍보 기사밖에 보이지 않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같은 언론업종인 파업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MBC 파업은 우리 집 어린 친구도 안다. 그러나 MBC 파업이 을 통해 인지되는 현실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1990년대 방송사 파업의 압도적 풍경..
‘7천만 원’이라는 불문법 짧다고만 할 수 없는 시간을 두고 살펴본 바, 한국의 주류 언론이 결코 태도를 바꾸지 않는 사안은 딱 하나다. 가장 완고할 것 같은 북한에 대한 보도 태도도 어떻게든 상황논리를 반영하게 돼있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 그들이 누구보다 격정적이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어떤 사실관계와 맥락에서도 끝내 변하지 않는 것은 다름 아닌 노동자 파업에 대한 보도 태도다. 그것은 이제 클리셰를 넘어서 뚜렷한 강령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인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유성기업 노동조합이 합법적 파업을 하고도 뭇매를 맞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용자 쪽의 사업장 폐쇄에 맞서 점거농성을 벌이다 무더기로 구속됐다. 그러나 공권력의 매질 전에 언론의 멍석말이가 먼저 있었다. 보도만 보면, 파업 노동자들은 국가경제 차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