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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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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라 불러다오 국내 언론들이 터키를 ‘튀르키예’로 쓰기 시작한 건 6월9일부터다. 유엔이 그달 1일 터키의 개명 신청을 승인하고, 튀르키예가 3일 외교부에 표기 변경을 요구한 뒤다. 외교부 요청으로 국립국어원도 17일 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튀르키예는 본디 튀르키예였다. ‘터키’는 국제사회에서 쓰여온 영어식 표기다. 튀르키예는 못마땅해했다. 영어로 ‘칠면조’(turkey)가 표기와 발음이 같은데다, ‘실패작’ ‘멍청이’ 같은 속어로도 쓰이는 탓이다. 오래전부터 튀르키예로 불러달라고 요구해왔으나, 이를 본격화한 건 지난해 12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시 이후다. 외신들은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에르도안의 재선 승부수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지인이 부르는 국명·지명을 ‘엔도님’(endonym)이라 하고, 외..
제작기가 더 극적인 쿠르드 영화, ‘욜’ 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자 국내 언론들은 “한국 영화의 쾌거”라고 썼다. 영화제가 국가대항전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 번연한 사실을 극적으로 깨우치는 영화가 있다. 은 1982년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터키 영화 사상 처음이었다. 그러나 영화를 만든 이을마즈 귀네이 감독은 트로피를 받지 못했다. 터키 군부가 그를 살해하려고 현지에 요원들을 보낸 탓이다. 봉준호 감독이 들으면 모골이 송연해질 이야기다. 은 영화 외적인 부분이 더 영화 같은 영화다. 귀네이 감독은 시나리오를 교도소에서 집필했다. 촬영은 조감독 셰리프 괴렌에게 맡겼다. 편집은 다시 귀네이 감독 몫이었다. 그는 탈옥해 스위스로 망명했고, 그곳에서 영화를 완성해 칸 영화제에 출품했다. 심사위원들이 작품성보다 그의 목숨 건 노력을 높이 사서 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