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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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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장이 필요한 사람들 ‘조국 정국’을 대분류하면 절반은 ‘표창장 정국’이다. 논문 교신저자나 연구소 인턴 문제는 그 하위범주로 분류하면 된다. 핵심은 ‘조작’ 여부다. 대한민국 정치권과 검찰, 언론은 물론 온 국민까지 사생결단으로 이 문제에 매달려왔지만, 그 와중에 난 한갓지게 ‘표창장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고맙게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조국 장관 낙마 표창장’으로 고민을 덜어줬다. 표창장이란 본디 부조리거나, 역설이거나, 한바탕 소극이었다. 표창장이 폭포수처럼 쏟아질 때가 더러 있다. 4대강 사업 유공자로 표창장을 받은 이는 1152명이다. 수자원공사, 국토부, 환경부, 국방부 등에서 녹봉을 먹는 이가 가장 많다. 강을 파헤치고 막으면 물이 맑아진다고 했던 학자들이 뒤를 잇는다. 영주댐 사업을 담합해 처벌받은..
사진의 거짓말이 더 교묘하고 지독하다 찰나의 시각적 사실이 맥락적 진실로 둔갑…문자 텍스트보다 더 주의깊게 살펴야 거짓말 가운데 가장 엉터리없는 거짓말은 “내가 하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말일 것이다. 이른바 ‘거짓말쟁이의 역설’이다. 이 말은 발화자의 언표는 물론 그의 진정성까지 싸잡아 의심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터무니없는 거짓말과 그럴싸한 거짓말 가운데는 어느 쪽이 ‘진짜 거짓말’에 더 가까울까? ‘사기꾼치고 멀쩡하게 생기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범죄학의 정언명제가 그 답이다. 참말이라고 믿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거짓말만큼 ‘거짓의 신뢰도’를 확실히 보장하는 거짓말은 없다. 저널리즘은 자신의 정보가 모두 ‘사실’에 입각한 참말임을 믿게 만드는 정교한 장치들을 총동원해 화술을 펼친다. (저널리즘이 곧 거짓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