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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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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마저 과분한 당신들의 대한민국 ※ 이 글은 한국판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변절, 적대적 공생 위한 기회주의의 낙인찍기 호명 선민의식 젖은 전향자들 민족주의·애국주의로 귀착 경제학자 정운찬은 변절자인가라는 물음은 논쟁적이다. 정운찬의 이명박 정부 총리 입각을 두고, 적지 않은 이들이 ‘변절’이라 불렀다. 그러나 정운찬의 선택에서 나름의 내적 ‘일관성’을 발견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어느 여성 언론인은 “2007년 한나라당에서 ‘정운찬이야말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손색이 없다’ 했는데 딱 들어맞았다”고 했다.(1) 그는 정운찬이 서울대 총장을 하면서 부자를 위한 삼불제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했고, 2007년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할 때도 진흙탕 속에 들어갔다 발에 흙 한 점 안 묻히고 나오려 했다고 평가했다. 사실에 어긋나는 대..
교육 문제 앞에선 진보도 보수도 없는가 공공선 아닌 미래에 대한 쟁탈전…언론 보도 사적 욕망 부추겨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은 공자님 말씀의 전형이다. 이에 견주면 ‘맹모삼천지교’는 강남불패의 신화를 떠받치는 실천교리다. 교육은 미래 자원을 기르는 공공선의 문제이기에 앞서, 미래 자원에 대한 분배의 문제인 것이다. 내 자식이 지금 어떤 교육을 받느냐가 자식의 일생을 좌우한다는, 경험칙에 입각한 이 굳건한 믿음은 교육 정책을 가장 민감한 정치 의제로 만들곤 한다. 단언컨대, 이 사적 이해 앞에서 진보 엘리트와 보수 엘리트의 경계는 흐릿하다. 수능시험 날이면 모든 언론은 정파성의 차이를 넘어서, 시험장 앞에서 기도하는 어머니 사진을 1면에 일제히 전시한다. 국립 서울대 총장 시절 누구보다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삼불제 폐지’를 역설했던 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