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럴듯한 남성들의 처참한 실패 “그럴듯한 삶을 살아가는 남성들조차 왜 번번이 눈앞의 여성을 자신과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것에 이토록 처참히 실패하는가.”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이 쓴 이 문장에서는 숨이 막힐 듯한 밀도가 느껴진다. 성폭력 피해자로서, 또 수많은 피해자와 연대한 주체로서, 고통의 시간을 졸이고 졸여 응축한 질문이어서일 거라 겨우 짐작한다. 나아가, ‘그럴듯함’의 미망을 내려치는 저 망치 같은 질문을 받는 남성 처지에서는 자신 또한 ‘처참한 실패’의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직감하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장 의원이 말한 ‘그럴듯함’을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으로 고쳐 써본다. 미국에서 이 표현이 등장한 때는 18세기 말이지만, ‘차별 반대’의 뜻으로 쓴 건 19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