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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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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제고사 거부 실패기 “선생님께 미안하다”며 끝내 체험학습 포기한 내 아이 나는 딸딸이 아빠다. 큰애는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둘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다. 지난해 가을 온나라가 일제고사 문제로 떠들썩했지만 나는 용케 이 문제의 직접당사자가 아니었다. 지난번 시험에서 두 아이 모두 대상에서 제외됐다. 복받은 학부모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한 번 비켜갔다고 끝까지 요행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3월31일 강행된 일제고사에 둘째가 딱 걸려들고 말았다. 나는 2주 전부터 둘째에게 일제고사 얘기를 꺼냈다. 녀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그런데 녀석은 그런 시험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워낙 학교시험에 무심한 아이어서인가 보다 했다.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보더니 친구들도 모르고 있다고 했다. 내가 너무 일찍..
미담 기사를 의심하라 조선일보의 관점 뒤집기, 무지하거나 뻔뻔하거나… 언론의 관점이 항상 일관하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하나의 언론이 특정한 사안은 물론 보편적 가치에 대해서도 관점을 뒤집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물론 관점의 변경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관점이 잘못됐으면 바로잡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심각한 건, 언론이 무지하거나 아니면 뻔뻔한 탓에 관점이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0월11일치 스포츠 면에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삼성-롯데 2차전에서 일부 롯데팬들이 삼성 투수 눈을 향해 레이저 포인터를 쏘며 투구를 방해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러나 관중들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었다. ‘대다수 롯데 팬들은 레이저 발사 용의자를 향해 “집에 가”를 외치며 성숙한 관전 문화를 보였다.’ 이보다 몇..
'강남 신화'에 바치는 '일제고사' 감상법 일제고사 포기 못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진짜 명제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가 된다는 건 거대하고 획일적인 집단 정체성을 갖게 된다는 걸 뜻한다. 미국에 살든 유럽에 살든, 금융가든 날품팔이든, 유대인이면 누구나 하나의 종교규범과 생활관습을 유지하고 사는 것처럼, 이 나라 학부모들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도농격차를 뛰어넘는 또하나의 ‘디아스포라’다. 유대인이 수천년 동안 차별의 상징이었듯이, 이 나라 학부모들이 갑과 을의 관계에서 대체로 ‘을’인 것도 닮았다면 닮았다. 속된 말로 학부모인 나는,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나라에서 까라면 군말 없이 까야 한다. 내 아이들도 그 말 많고 탈 많은 학업성취도 평가, 일명 일제고사를 봐야 했다. 나 또한 ‘본의 아니게’ 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새로 진학해야 하는 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