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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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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피’와 ‘독박’ ‘쌍피’는 같은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도 알 만큼 널리 쓰이는 화투 용어다. 국립국어원 엔 등재돼 있지 않지만, ‘일타쌍피’는 ‘일석이조’를 누르고 언어 생태계의 우점종이 됐다. 경찰이나 검찰에서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이는 ‘쌍피’도 있다. 폭행 사건의 양쪽 당사자를 동시에 입건할 때 ‘쌍피 사건’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은 물론, 형법이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도 나오지 않는다. 본딧말의 용례를 살펴보면 ‘쌍방 피해’와 ‘쌍방 피의’가 혼재돼 있다. 준말의 형태소를 아예 벗어나 ‘쌍방 폭행’으로도 쓰인다.법률 용어도 아니고 정확한 어원조차 알 수 없지만, 검경은 ‘쌍피’를 선호한다. 애써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양쪽을 함께 입건한 뒤 합의를 유도해 불기소하거나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하는 경로가..
‘7천만 원’이라는 불문법 짧다고만 할 수 없는 시간을 두고 살펴본 바, 한국의 주류 언론이 결코 태도를 바꾸지 않는 사안은 딱 하나다. 가장 완고할 것 같은 북한에 대한 보도 태도도 어떻게든 상황논리를 반영하게 돼있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 그들이 누구보다 격정적이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어떤 사실관계와 맥락에서도 끝내 변하지 않는 것은 다름 아닌 노동자 파업에 대한 보도 태도다. 그것은 이제 클리셰를 넘어서 뚜렷한 강령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인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유성기업 노동조합이 합법적 파업을 하고도 뭇매를 맞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용자 쪽의 사업장 폐쇄에 맞서 점거농성을 벌이다 무더기로 구속됐다. 그러나 공권력의 매질 전에 언론의 멍석말이가 먼저 있었다. 보도만 보면, 파업 노동자들은 국가경제 차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