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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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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영웅이 되고자 하는 언론 악당이 있기에 영웅이 필요한가, 아니면 영웅이 악당을 만드는가. 이런 질문을 매우 다층적이면서 혼란스럽게 던지는 영화 가운데 하나가 이다. 배트맨과 조커는 실전에서는 목숨을 걸고 싸우지만, 존재론적으로는 서로 깊이 기대어 있다. 죄르지 루카치에 따르면, 영웅은 근대 이전의 전형적 캐릭터이다. 그런 영웅을 모던함의 문화적 상징인 할리우드가 그토록 사랑하는 걸 보면, 영웅을 대체한 근대의 법제도는 인간의 심리에 메울 수 없는 외로움과 그리움의 구덩이를 남긴 혐의가 짙다. 는 그나마 그 구덩이 언저리에서 활극을 펼친다. 여기 또 하나의 (예비) 영웅이 있다. 언론사 신입 기자 면접시험장. 수험생에게 기자가 되려는 동기를 묻는다.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고 답하면 보수적인 인물이 되고, “정의를 ‘회복’..
배트맨은 법치를 선택한 것일까? 요즘 외부 필자 가운데 가장 글이 좋은 분이 정정훈 변호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면식이 없지만, 한국사회의 변호사 가운데 인문학적 지식과 인지가 가장 높은 글을 쓰는 분인 것 같습니다. 신문에 나온 사진으로만 보면 용모는 ‘오빠’로부터 꽤 거리가 멀지만, 생물학적 나이를 넘어설 때라야 가능한 개체 안의 ‘젊음’과 ‘성숙’의 공존과 융합이, 그의 글 안에는 조화롭게 구현되고 있습니다. 한겨레 원고료가 형편없지만, 부디 오래도록 지면을 빚내주시길…. 정정훈 / 변호사 영화 를 고질적인 직업정신(?)으로 가볍게 비틀어 보면, 영화는 법과 정의, 질서와 폭력에 대한 혼란스러운 은유로 가득하다. 영화는 법과 질서가 무너진 ‘고담’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세 주인공인 배트맨, 조커, 하비 덴트의 선택을 대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