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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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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보온병의 추억과 윤 대통령의 무지 2010년 11월23일 오후 2시34분 북에서 쏜 포탄 수십발이 연평도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초등학생들은 하굣길이었고, 어린이집 원생들은 낮잠 시간이었다. 바닷가에서는 주민들이 굴을 따고 있었다. 교전은 1시간 남짓 이어졌다. 우리 쪽은 민간인 2명과 군인 2명이 숨졌다. 주민 80%가 여객선과 어선에 몸만 싣고 피난길에 올랐다. 민간 거주지역이 공격당하는 사태는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이래 처음이었다. 이튿날 입도한 한나라당의 안상수 대표는 폐허가 된 주택가에서 검게 그을린 원통형 물체 2개를 손에 들고 섰다.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 예비역 육군 중장인 황진하 의원은 포병여단장 출신답게 “이게 76㎜ 같고, 이거는 아마 122㎜ 방사포”라며 아는 체했고, 공군 중위로 전역한 안형환 대변인도..
전쟁의 알레고리 한국판 12월호 ‘12월의 르 디플로 읽기’로 쓴 글입니다. 이따금 이렇게 잡문을 써서 블로그에 재활용합니다. 연평도에 떨어진 포탄 수십 발은 한반도가 전쟁을 잠시, 그러니까 60년 가까이 쉬고 있는 상태(휴전)임을 새삼 환기한다. 또 실제 전쟁이 나면 어떤 스펙터클과 내러티브가 우리 앞에 펼쳐질지 매우 실감나게, 그러나 포탄 조각처럼 파편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전쟁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바닷가에서 굴을 따다가, 혹은 거실에서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다가 전쟁을 맞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군 수뇌부가 허둥대는 모습을 보면, 그들도 전쟁의 비등점을 실제보다 꽤 높게 보고 있었던 것같다.) 이처럼 포탄의 메시지는 극히 사실적인데, 정작 한국의 호전주의자들은 몽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말의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