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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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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 그들만의 정신승리법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미키 데자키)에는 똑같은 컷이 연속해서 두번 나오는 장면이 있다. ‘일본회의’ 대표위원 가세 히데아키(83)는 말한다. “그건 일본이 전쟁에서 이긴 덕분이죠.” 미키 감독도 그 말이 너무 인상적이었는지, 밑줄을 긋듯 반복해서 편집을 했다. “일본이 전쟁에서 이긴 덕분이죠.” 가세에게 2차 세계대전은 일본이 승리한 전쟁이다. 가세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자문위원 등 일본의 여러 극우단체에 적을 둔 유력인사다. 역사 교과서를 자문한다는 이가 ‘정신승리법’으로 역사를 인식하는 게 놀랍지만, 거기에도 나름 연원이 있다. 1945년 8월15일 히로히토 일왕의 ‘대동아전쟁 종결조서’다.‘옥음(玉音)방송’이라고 이름 붙인 라디오 방송에서 일왕은 단 한번도 ‘패전’이라는..
아베 앞에 멈춰선 하루키의 ‘매직’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벨 문학상 단골 1순위 후보다. 스웨덴 한림원이 ‘미투’ 고발 등 내부 사정으로 수상자 선정을 포기한 2018년에는, 대안 격으로 그해에만 운영한 ‘뉴아카데미상’의 최종 후보 4인에 들기도 했다.(그는 “글쓰기에 전념하고 싶다”며 후보에서 사퇴했다.) 뉴아카데미위원회는 그의 작품들이 “대중문화와 치열한 ‘매직 리얼리즘’을 융합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여느 노벨 문학상 수상자나 후보자와 견줄 수 없는 그의 대중적인 인기가 고려됐음이 행간에서 엿보인다. 심사 대상에 오른 하루키의 작품 4편 가운데는 2009년에 펴낸 (1Q84)가 가장 근작이다. 한국에서도 밀리언셀러가 된 이 작품은 1995년 옴진리교 사린가스 테러 사건을 모티프 삼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앞서 그는 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