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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라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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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가 된 슈퍼 저널리스트 -손석희는 손석희인가 2 ‘손석희의 피부색은 희다’라는 명제는 참일까 거짓일까. 내 기준으로 볼 때는 참이고, 백인들 기준으로 볼 때는 거짓일 것이다. 그런데 유전적으로 피부색이 흰 인종집단(내 눈에 백인 피부색은 붉어 보인다)은 다른 인종집단을 ‘유색인종’이라고 부른다. 자신들의 피부는 색깔이 없다는 뜻인가. 백인은 색이 없는 게 아니라 색의 분류체계 너머에서 다른 인종에게 색을 ‘부여’하는 권력을 쥔 인종이다. 이로써 피부색은 차이가 아니라 위계가 된다. 이것이 바로 중립성과 예외성의 정치다. 손석희 하면 떠오르는 건 그의 피부만큼이나 투명한 중립성이다. 그러나 백인이 무색인종이 아니듯 손석희도 무색무취한 존재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개입하되 발을 담그지 않을 뿐이다. 색깔 없는 색, 냄새 ..
언론자유 70위의 민낯, 선정성 의 ‘뉴스데스크’가 각목 살인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 화면을 여과없이 내보냈다가 뭇매를 맞고 있지만, 난 그 매질에 흔쾌히 동의할 수 없다. 마땅히 매를 맞아야 할 데가 문화방송(뿐)인가. 여론은 공영방송사가 본분을 망각한 시청률 경쟁을 벌인다고 질타하고 있지만,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이 있다. 문화방송은 과연 ‘공영방송’이 맞는가. 문화방송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이고, 방문진은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이사진을 임명하는 법률기관이다. 소유·지배 구조가 다소 복잡하지만, 이 구조야말로 문화방송의 고유한 정체성, 즉 ‘국영’이 아닌 ‘공영’을 규정하는 핵심이다. 문화방송은 정치권력의 것이 아니라 공공의 것이며,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거버넌스의 대상이다. 법전 바깥의 현실..
“비비디 바비디부~” 외우면 다 괜찮아? [광고 비평] 이제 그만 현실을 잊으시라는 SKT의 두번째 주술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지금 대한민국의 광고업계와 미디어업계를 먹여살리는 광고주는 단연 전자와 이동통신 업종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지난해 방송광고 10대 광고주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가 814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SKT가 789억원으로 바짝 뒤를 쫓았다. LG전자(504억원), KTF(503억원)는 3, 4위를 차지했다. 이 순서대로라면 당신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광고는 삼성전자 광고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2위 SKT나 4위 KTF일 확률이 오히려 높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광고가 SKT나 KTF 광고만큼 ‘반사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건 이들의 광고가 여러 종류의 제품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