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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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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적인, 너무나 위계적인 기후위기 이번 수도권 물난리가 기후위기와 관련 있는지는 아직 축적된 데이터가 적어 판단할 수 없다고 어느 전문가가 언론에다 말했다. 기후위기는 축적된 데이터를 교란하는 양극적이고 돌발적이며, 따라서 통계적으로 예측할 수 없게 된 사태다. 쓸모없어진 데이터가 계속해서 쌓여야 언젠가 쓸모를 발휘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은 기후위기 여부를 영원히 판단하지 않겠다는 재귀적인 자기암시로 들린다. 울리히 벡이 말한 ‘위험사회’도 통계적으로 위험이 예측 불가능해진 사회라는 점에서 기후위기의 20세기적 언명과 같다. 다만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라는 그의 명제는 적어도 기후위기 앞에서는 참이 아니다. 기후위기는 지독히 위계적이고 계급적이다. 발달장애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감정노동하는 면세점 사업장 노조 간부와 열..
정치적 애도가 본질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나고 처음 만든 에 썼던 기사다. 1년이 지나고 돌아보니 참사 이후의 시간은 그때 상상할 수 있었던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하나하나 현실화된 시간이었다. 그래서 세월호는 현재진행형의 참사다. 김진영 철학아카데미 대표 인터뷰 철학자가 본 세월호 참사 애도 [나·들 2014.05 제19호] 세월호 참사는 ‘죄 없는 아이들의 희생’을 넘어 ‘가장 약한 존재의 침몰’이다. 철학아카데미 대표 김진영 선생은 애도의 정의를 바로잡고 죽은 자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그들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어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한겨레 박승화 이 인터뷰의 모티프는 영화 (2007)이다. 유괴 뒤 살해된 어린 아들을 화장장 불길 속으로 떠나보내는 신애는 대성통곡하는 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