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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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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남아돌아도 품절되는 이유 얼마 전 전직 국가 정상과 노벨상 수상자 175명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앞으로 공개편지를 보냈다. 모든 대륙을 망라하는 이 인사들은 코로나19 백신 특허권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백신 양극화’가 코로나19 못지않은 대재앙이 될 거라는 경고는 보편적인 인류애 위에 서 있다. 다시 그 위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의 날카로운 경제학 이론이 얹혔다. 스티글리츠는 특허권을 비롯한 지적재산권의 경제적 효과를 비판적으로 고찰해왔다. 지적재산권은 정부가 혁신자에게 독점적 이득을 취할 권리를 일정 기간 보장하는 제도다. ‘반독점’의 일반원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누구든 적절한 동기가 있어야 혁신에 뛰어들고, 이에 따른 혜택을 다 함께 누릴 수 ..
신종플루보다 무서운 것들 위험사회에서 위험을 인지 못하거나 과잉반응 하거나 독일학자 울리히 벡은 현대사회의 특성을 ‘위험사회’라는 개념으로 포착해냈다. 지금이 옛날보다 훨씬 위험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적어도 현대 도시에서 길을 걷다 들짐승에게 잡아먹힐 위험은 사라졌다. 위험사회론은 위험을 통계적으로 예측·관리하고, 사후적으로 보상할 수 있다는 근대적 ‘믿음’이 더는 성립하기 어렵다는 통찰적 인식이다.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폭발 사고는 20년도 더 지났지만 아직까지 피해의 범위와 규모조차 확정할 수 없다. 체르노빌 사고에 대비한 보험 상품을 내놓은 보험사가 있었다면 오래 전에 망했을 것이다. 오늘날 역학(疫學)적 현상도 위험사회론의 그물 안에 있다. 본디 전염병은 색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이 퍼지는 병이지만, 가장 빠르고 광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