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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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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게 내버려두는 ‘생명권력’ 미셸 푸코는 감옥, 군대, 병원, 학교를 근대의 상징 공간으로 봤다. 감옥은 이들 공간의 특징이 응축된 정점이다. 중세의 형벌이 주로 공개 처형 같은 신체형이었다면 근대의 형벌은 형기를 채우게 하는 구속형이다. ‘교도소’라는 이름에도 나타나듯, 구속형의 명분과 목적은 규율의 내면화에 있다. 감옥, 군대, 병원, 학교는 하나같이 규율을 가르쳐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드는 곳이다. 그런데 병원이 유독 튄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이라는 소년체전 구호를 보자. 개인의 건강한 신체는 개인만의 것이 아니다. 사회의 것이기도 하다. 근대 ‘규율권력’에 ‘신체건강’과 ‘품행방정’은 실과 바늘 같은 노동자 규범이며, 의료 행위는 그런 노동자를 공급하기 위한 조처의 일부다. 그럼에도 끝내 규범에..
‘이메일 첨삭’ 알바 뛰는 검사님 [미디어스 데스크] 2009 대한민국 ‘감시와 처벌’ 안영춘 편집장 jona01@mediaus.co.kr 1-1.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panopticon·원형감옥)은 공간 기획을 넘어선 심리 기획이다. 감옥 둘레를 따라 둥근 원통 모양의 건물을 세운다. 내부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감방이 층층이 배치된다. 감옥 한가운데에도 원통 모양의 감시탑이 세워진다. 간수 한 사람이 사방을 둘러보며 죄수 전원을 감시할 수 있으니 대단히 효율적이다. 하지만 진짜 효율은 ‘간수 숫자 대 죄수 숫자’ 비율로 산출되지 않는다. 죄수들은 간수가 감시탑에 있는지 없는지, 감시하는지 하지 않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러니 간수가 없어도, 혹은 그 안에서 고스톱을 치고 있어도 상관없다. 죄수들은 ‘자기검열’로 스스로를 통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