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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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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노동’의 인간학 카를 마르크스가 인간을 ‘노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는 존재’라고 한 것은 자본주의가 인간을 노동에서 소외시키고 있음을 역설하기 위한 수사만은 아니었다. 마르크스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인간과 자연의 관계(공통점과 차이점), 인간과 인간(사회)의 관계 차원에서 숙고했고, ‘노동을 통해 생산하는 존재’라는 답을 내놓았다. 정치경제학이기 전에 인간학적 혹은 인류학적 탐구 결과라 할 수 있다.(죄르지 마르쿠스 지음, 정창조 옮김, 참조) 동물의 활동은 주어진 자연적 대상을 선천적인 욕구에 맞춰 점유하고 소비하는 데 국한된다. 물론 동물도 둥지 같은 것을 짓지만, 직접 필요한 것만 생산하고 소비한다. 이와 달리, 인간은 생산과 소비를 통해 새롭게 능력을 발전시키고, 욕구를 만들어낸다. 요컨대 인간의 노..
2015 재림한 ‘소요죄’가 말하는 것 1919년 3·1운동이 시작되고 한 달쯤 지나 후작 이완용은 조선총독부 기관지 에 세 차례에 걸쳐 ‘경고문’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실었다. 글 안에는 모두 5차례 ‘소요’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경고는 조선 민중을 향한 것이고, 소요는 그들의 만세운동을 가리킨다.2015년 11월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를 주도한 혐의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체포됐다. 경찰은 ‘소요죄’ 혐의까지 얹어서 그를 검찰에 송치했고, 경찰청장 강신명은 다른 가담자 여럿도 체포해서 똑같은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모든 사건과 인물들은 두 번 반복된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그 다음에는 희극으로.” 카를 마르크스가 1장에 남긴 저 유명한 명제(원문을 그대로 인용한 것은 아니다)를 거의 100년의 시차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