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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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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의 제주판 론스타 사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 지명으로 ‘론스타 사건’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두 후보자의 연루 여부 때문이다. 이 사건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인 뒤 하나은행에 되팔아 4조6천억원의 차액을 챙긴 데 이어, 우리 정부에 5조6천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S)을 건 현재진행형의 사건이다. 잘못하면 국민 1인당 최대 10만원에 이르는 세금이 투기자본에 넘어갈 수 있다. ‘녹지병원 사건’은 론스타 사건의 지방정부 판본이라 할 만하다. 2018년 12월 원희룡 당시 제주도지사는 중국 부동산 개발 자본인 녹지그룹에 국내 최초로 영리병원 허가를 내줬다. 그런데 녹지가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 제한한 것을 문제 삼아 문을 열지 않자, 제..
‘게이트’의 야릇한 법칙 이만 하면 ‘게이트’라 부를 만한 대특종이다.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전날 밤, 고액 예금주인 이른바 ‘가장 선량한 고객’들을 은밀히 (정작 자기들끼리는 대놓고) 불러서 돈을 빼준 행위를 시사주간지 이 폭로했다. 다른 매체들이 일제히 뒤를 좇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관계기관에 엄중 조처를 지시했다. 그러나 선처의 여지가 없는 부산저축은행의 범죄 행위는 그 자체로 게이트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게이트는 행위의 영역이 아니라 담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 행위를 둘러싸고 여론의 장에서 전개되는 과정이 게이트를 구성하는 것이다.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과거 유사 사례들이 머잖아 더 들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금 인출 사태를 두려워해야 할 금융기관이 자진해 거액을 빼준 것은 그들의 품성과 아무 관련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