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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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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를 위한 ‘포스트 코로나’ 한달 남짓 전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한 점이 도난당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휴관 중인 네덜란드의 한 박물관에서 벌어진 일이다. 바이러스 창궐에 따른 찰나 같은 보안의 빈틈을 도둑은 대범하게 파고들었다. 훔칠 배짱도 능력도 없고, 작품값에서 초현실감밖에 느끼지 못하는 나는, 죽기 전 저명 화가의 작품 한 점 소장할 기회가 오면 무조건 반 고흐 작품을 고를 거라고 멋대로 상상했다. 내 주머니 사정이 대수인가. 천문학적인 작품값은 어차피 화가 자신에게도 한푼 귀속되지 않은 것을. (어빙 스톤 지음, 최승자 옮김) 같은 전기나 (신성림 옮김) 같은 편지글을 읽다 보면, 그림을 향한 그의 불타는 열정만 와닿는 게 아니다. 살아서 작품 한 점 제대로 팔지 못할 만큼 싸늘했던 미술계의 외면과 처절했던 가난, 또 굶..
미세먼지와 바이러스 안경은 마스크 위쪽 틈새로 빠져나온 후텁지근한 입김을 뽀얗게 뒤집어썼으나, 그 너머로 거짓말처럼 파란 하늘이 올려다보인다. 1년 전 이맘때 ‘시계 제로’의 어둡고 탑탑했던 하늘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지난해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온갖 대책이 쏟아졌지만, 대책 목록 가운데 ‘바이러스’는 들어 있지 않았다. 어느 전문가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코로나19가 해낸 것인가. 그러나 지난해에도, 또 올해도 우리는 마스크를 얼굴 높이 올려 쓰고 있다. 올봄 저 파란 하늘이 일러주는 가장 명징한 메시지는 초미세먼지 사태가 ‘사람의 일’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의 일상과 사람 집단의 산업 활동이 달라지자 공기도 달라졌다. 중국으로부터의 영향 감소도 그곳 사람들의 일상과 산업 활동이 달라진 데에 깊이 닿아 있을 터이다.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