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전향 엘리트들의 강박적 망언 ‘전향’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지는 채 100년도 되지 않았다. 그 기원은 1922년 일본공산당 창립에 참여했던 야마카와 히토시가 그해 잡지 에 발표한 ‘무산계급운동의 방향전환’이라는 논문이다. 이후 ‘방향전환’은 ‘전향’이라는 축약어로 널리 쓰였다. ‘변절’의 뉘앙스는 없었다. 오히려 운동의 ‘참된 방향전환’이라는 맥락에서, 능동적 주체가 변증법적 전화 원리에 적극적으로 적응해가는 ‘자기 지양’의 의미가 강했다. 전향이 부정적 의미를 띠기 시작한 건 1930년대 들어서다. 사상경찰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이 개념을 급진파 학생들의 생각을 순치하는 도구로 활용했다. 관련 기술을 고안해 책자를 발행하고, 체포·구금된 학생들에게 써먹었다. 전향은 ‘자기 지양’에서 ‘투항’으로 바뀌어갔다. 그러나 살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