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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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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엔 어처구니가 살았다 ‘어처구니없다’의 어근 ‘어처구니’는 그 어원부터 어처구니없다. 옛사람들은 맷돌의 손잡이를 ‘어처구니’라 불렀다. 맷돌을 돌리려는데 어처구니가 없으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겠는가. 이처럼 기원이나 쓰임, 꼴 등이 사전적 의미와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빚어내는 표현이 더러 있다. ‘숲’의 경우 글꼴과 소리가 저절로 숲의 시청각적 이미지를 재현하는 절묘한 기호다. 그러나 ‘숲’도 더는 ‘어처구니’에 필적할 수 없게 됐다. ‘어처구니’는 최근 ‘아이러니의 언어’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라는 오프닝 코멘트로 유명한 앵커 출신 방송사 사장이 참으로 어처구니없이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니 말이다. 저널리즘에서 ‘어처구니없다’는 그다지 친숙한 표현은 아니다. 무엇보다 객관주의적이지 ..
안상태 기자는 그나마 솔직하다 객관주의 신화 속에 감춘 1인칭 주어는 ‘사익 은폐’의 주술 미디어스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이 글은 제1523호(2009-01-05) ‘미디어 바로보기’에 발표한 글임을 밝힙니다. 방송 기자가 리포트를 하면서 “나는”으로 시작하는 주어를 쓸 수 있는 상황은 개그 설정(‘개콘’ 안상태 기자의 “나안~ 뿐이고”) 때뿐이다. 저널리즘 문법에서는 1인칭 또는 2인칭 주어가 금지돼 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저널리즘의 ‘객관주의’가 규범화된 결과다. 지난해 12월26일 SBS 에는 이와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단신이 보도됐다. “SBS는 ‘현재 일부 노조원이 파업에 가담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정상적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어서 모든 방송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