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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튀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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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부르기 얼마 전 딸들에게 “앞으로 나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은딸은 까불대며 “네, 아부지!”라고 받고, 큰딸은 “아빠, 무슨 일 있어?”라고 물었다. 무슨 일이 있기는 있었다. 어느 공부모임에서 토론이 격론을 넘어 거의 언어폭력 직전까지 갔는데, 내가 바로 그 사건의 가해자였다. 맥락을 살피면 변명할 여지가 없지 않지만, 나이주의의 혐의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시쳇말로 꼰대질을 한 셈이다. “이제부터 이름으로만 불러다오.” 재미있겠다 싶었는지, 딸들은 선뜻 수락했다. 지금도 불쑥 “아빠”라고 부를 때가 많지만, 곧바로 ‘실수’를 깨닫고는 바로잡는다. “아차, 영춘!”두 딸을 오래전부터 “신소1”(큰딸) “신소2”(작은딸)라고 불러왔다. 둘밖에 안 되는 그녀들 이름을 무시로 바꿔 부르다가..
필리버스터, 그 이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애국가를 부르다가 4절에서 막힌다고 해도 그의 애국심을 의심할 일은 아니다. 그가 애국가 4절 완창을 애국심의 출발점으로 강조했고, 애국심을 공직가치의 핵심 기준으로 규정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의 바람잡이 노릇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의 애국심을 의심하는 건 가령 노량진 고시촌에 ‘애국가 잘 불러 공무원 되기’ 특강 같은 게 생겨서 최우수 이수자가 곧바로 애국자로 승인되는 것만큼이나 난센스 아닌가.테러방지법이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 발사, 이슬람국가(IS)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논증하는 것도 부질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소식에 탁자를 내려치며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이라고 개탄하고는, 별안간 테러방지법과 경제 살리기의 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