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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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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로 본 언론의 낯선 초상 손석희 앵커와 나 사이의 격차(차이가 아니다!)를 꼽으라고 하면 금세 백 가지도 넘게 댈 수 있겠지만, 이태 전의 사건 하나만으로도 모든 걸 설명하고 남지 않을까 싶다. 2015년 4월 어느 날, (JTBC)는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기자와 전화로 나눈 대화 목소리를 메인뉴스 시간을 통째로 털어 내보냈다. 날이 밝은 뒤 많은 사실이 드러났다. 은 지면에 대화 전문을 공개하려고 이미 전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에게 분석을 맡긴 녹음파일을 가 중간에서 입수했고, 유가족의 반대까지 무릅쓰며 ‘시간차 단독보도’를 감행했다. 손 앵커는 보도 다음날 같은 뉴스에서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강조했다. 굳이 그런 방식으로는 알지 않아도 될 권리가 국민에게 있는지 ..
안철수와 애도의 정치학 열아홉 살 청년 노동자가 지하철역 안전문(스크린도어)과 열차 사이에 끼어 숨졌다. 공기업의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본사 정규직이었다면 참사를 당하지 않았을 거라는 주장은 합리적이다. 그에게는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매뉴얼조차 애초 누릴 수 없는 사치였다. 그의 신분이 곧 ‘사회적 사인’이었음을 그의 유품이 된 사발면은 증명한다. ‘위험의 외주화’는 위험한 노동을 외부로 떠넘기는 자본의 행태뿐 아니라, 외부로 떠넘긴 노동은 위험해질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체제 원리로도 해석해야 옳다. 수많은 이들이 자기 일처럼 슬퍼하고 있다. 우리가 날마다 이용하는 공중시설에서 벌어진 사고라는 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가 죽임을 당하는 순간과 죽음 직후의 이미지가 너무 낭자하게 연상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