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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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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가 된 슈퍼 저널리스트 -손석희는 손석희인가 2 ‘손석희의 피부색은 희다’라는 명제는 참일까 거짓일까. 내 기준으로 볼 때는 참이고, 백인들 기준으로 볼 때는 거짓일 것이다. 그런데 유전적으로 피부색이 흰 인종집단(내 눈에 백인 피부색은 붉어 보인다)은 다른 인종집단을 ‘유색인종’이라고 부른다. 자신들의 피부는 색깔이 없다는 뜻인가. 백인은 색이 없는 게 아니라 색의 분류체계 너머에서 다른 인종에게 색을 ‘부여’하는 권력을 쥔 인종이다. 이로써 피부색은 차이가 아니라 위계가 된다. 이것이 바로 중립성과 예외성의 정치다. 손석희 하면 떠오르는 건 그의 피부만큼이나 투명한 중립성이다. 그러나 백인이 무색인종이 아니듯 손석희도 무색무취한 존재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개입하되 발을 담그지 않을 뿐이다. 색깔 없는 색, 냄새 ..
‘까방권’으로 시작하는 셀럽 이야기 ※ 한동안 셀러브리티(셀럽)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는 셀럽 현상이 현재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유력한 분석 틀이라고 여긴다. 잘 될지는 모르겠다. ‘까방권’이라는 누리꾼 용어는 아직 국립국어원 ‘신어사전’에는 등재되지 못했지만, 네이버 ‘지식인 오픈국어’에 낱말의 뜻과 다양한 파생 용례뿐 아니라 발음 규정(‘꿘’이 아니라 ‘권’이다)까지 친절하게 소개돼있다. 까방권은 ‘까임 방지권’의 축약어로, “한 번의 활약으로 다른 잘못에 대한 비난을 면제받는 권리”라고 한다. 이토록 탐나는 무형의 증서를 발급받은 이가 누굴까 봤더니, 버전이 오래된 탓인지 안정환, 이승엽이 예시돼있다. 나는 몇 해 전 김연아가 그렇다고 들은 적이 있다.사전은 이 낱말의 기원을 중세시대 ‘면죄부’에서 끌어오는데, 아무리 유희라..